이벤트 스토리-20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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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자 안내
나는 시공여행을 꾸준히 이어갔다. 예신은 점점 여행자와 제국에 관한 지식을 아낌없이 전해주었다. 어쩌면 내가 그의 예상만큼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내가 모르는 어떤 이유가 있을지도. [예신] 여행자들 사이에는 일종의 '감응'이 존재해. 하지만 이 '감응'의 강도는 상대적이야. 혈연, 거리, 심지어는 알 수 없는 몇 가지 요인에 따라 달라지지. 네 영체의 성장을 감지할 수 있는 건, 영체가 세계를 넘나드는 방법을 내가 가르쳐줬기 때문이기도 하고, 우리가 한동안 함께 지냈던 적이 있기 때문이야. [나] 방금 제 영체의 성장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또 성장한 건가요? [예신] 응. 예신이 내 쪽을 힐끗 보았다. 그의 시선에서 나에 대한 칭찬의 기색을 읽을 수 있었다. ..
2025.03.27 -
프롤로그
통로가 겹겹이 쌓여 있었다. 어느 방향으로 뛰어도 주변 풍경은 변하지 않았다. 나는 계속 달렸다. 저 멀리 희미하게 빛이 새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 ……마침 도착했군. 소리는 낯익었지만, 묘하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기운이 섞여 있었다. [???] 네가 여기에 올 거라는 건 전혀 놀랍지 않아. 아니, 정확히 말하면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청년이 손에 쥔 예리한 칼을 다듬으며 가볍게 웃었다. 군복을 입은 또 다른 인물이 손가락을 움직여 공중에 투영 화면을 띄웠다. [??] 네가 이런 선택을 할 줄은 몰랐는데. 그의 목소리는 경고 같기도, 한숨 같기도 했다. [??] 내가 지나온 길을 네가 다시 걷는 걸 보고 싶지 않아. 그게 네 선택이라고 말한다 해도…… 그..
2025.03.27 -
[SSR] 지켜야 하는 것 6화. 밝은 달을 안아
화친 행렬이 출발한 지 며칠이 지났을까. 시간이 지나 마차는 상경을 떠나 길가의 여관에서 숙박했다. 대연 황실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임시 숙소조차 온통 화려한 장식과 꽃들로 가득 차 있었다. 누군가 나무 상자를 내 앞에 가져와 열었다. 안에는 각종 진귀한 요리가 가득했다. 진한 향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능균] 전하께서 한 끼도 드시지 않기에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았던 듯합니다. 미천한 신이 상경의 맛과 비슷한 음식점을 찾아보았습니다. 혹시 전하께서... [로지타] 내가 한 끼도 먹지 않고 도망갈 힘도 없는 것이 도통의 바람이 아니었나요? 손목을 감고 있는 사슬을 들어 보이며 그의 호의를 받을 생각이 없다는 듯 냉담하게 말했다. 능균은 사슬을 보았음에도 태연하게 미소를 지었다. ..
2025.03.27 -
[SSR] 지켜야 하는 것 5화. 파란만장한 인생
[민중 갑] 저기 봐, 평원후 옆에 있는 저 사람은... 육공주인가? [민중 을] 그러게 말이야, 내 보기에 저 두 사람... 나는 주변의 웅성거림을 들으며 말 없이 알카이드에게 말을 조금 더 다가가 속삭였다. [로지타] 나와 당신, 꽤 잘 어울린대요. [알카이드] ... 가장 가까운 길가에 있던 사람들이 분명히 볼 수 있었다. 명성 높은 북두영 선봉장이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 짓는 모습. 옅은 홍조가 그의 목덜미에서 뺨까지 살며시 번졌다. 귀경 행렬이 평원후부의 문 앞에서 멈췄고, 나는 말에서 먼저 내려 손을 내밀었다. 부장은 말없이 알카이드를 바라보다가 말을 삼켰다. [알카이드] 걱정 마. 그는 태연하게 내 손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나는 그와 손을 맞잡은 채 ..
2025.03.27 -
[SSR] 지켜야 하는 것 4화. 요광성
요광 : 북두칠성의 첫번째 별 후세의 기록이 이 밤을 담는다면, 그 시작은 반드시 한 가지에서 시작할 것이다. 화광. 찬란하고 눈부신 불빛이 마치 폭발하는 별처럼 짙은 밤을 찢고, 멀리 떨어진 군막 속으로 파고들었다. 순간 천둥 같은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불길이 사방을 대낮처럼 밝혔다. 맹렬한 불꽃이 하늘과 땅을 집어삼킬 듯이 번져갔다. 융적의 병사들은 군막에서 쏟아져 나왔고, 혼란스럽고 높은 톤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그중에서도 반복적으로 들리는 단어는 '군량'이었다. [척후병] 보고! 융적의 군량고가 파괴되었습니다. 그들이 지금 관문 밖에 진열하고 우리 군 주둔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부장] 전하의 화노 덕분입니다! 군막 안에서는 북두영 장수들이 통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
2025.03.27 -
[SSR] 지켜야 하는 것 3화. 홍문연
홍문연 : 홍문연 또는 홍문의 회는 중국 진나라 말기에 항우와 유방이 함양 쟁탈을 둘러싸고 홍문에서 회동한 일을 뜻한다. 진승이 죽은 후 항량은 초의 회왕의 손자로서 심이라는 사람을 내세워 똑같은 회왕이라고 일컫고 반진 세력을 집결시켰다. 현재에는 '음모와 살기가 가득한 살벌한 연회'를 뜻하는 관용구로 쓰임. 루첸과 북두영이 수도에 돌아온지 무려 몇 달이나 지났다. 처음에는 거리의 모든 사람들이 루첸이 칙령을 받고 경으로 돌아온 것은 현 황제를 위해 장군을 추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지만, 장군을 추대하는 일은 오랫동안 언급되지 않았고, 그에 대해서는 점차 다른 목소리도 들려왔다.평원후는 이족의 혈통을 지니고 있는데다, 손에 병사를 쥐고있으니,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마음이 점차 생겨났으며, 황제는 그를 ..
2025.03.27 -
[SSR] 지켜야 하는 것 2화. 옛 인연과의 조우
예전 궁에서 연회가 열리던 날, 아직 어린 관가 자제들이 궁에 방문해 왕자들의 연무장에서 함께 기마와 활쏘기를 하며 친분을 쌓곤 했다. 나는 호기심이 가득해 궁녀에게 졸라 그곳에 가보았다. 기둥 뒤에 숨어 조심스럽게 구경하고 있었다. 화려한 옷을 입은 나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한 명의 소년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들끼리 이미 작당한 듯 보였고, 그 소년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었다. 이는 분명 다수가 소수를 괴롭히는 비겁한 행위였다. 나는 분노했지만, 그 소년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몇 번의 움직임만으로 공격을 막아냈다. 그리고 힘을 이용해 허술한 포위 진형을 차근차근 무너뜨렸다. 진형에 틈이 생기자 소년은 힘을 거두고 한쪽으로 걸어갔다. 공교롭게도 내가 있던 방향이었다. 나는 그가 누..
2025.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