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운기원/경칩 편 (알카이드)(25)
-
[SSR] 궁극의 해석 5화. 동행
로지타의 잠든 얼굴은 평온했다. 자신 앞에서 그녀는 단 한 번도 경계를 두지 않았다. 밤이 깊어 이슬이 맺히고, 숲의 영령은 그녀가 추위를 탈까 걱정돼 조용히 몇 번 불러보았지만, 그녀는 깨어나지 않았다.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미소를 짓고, 손을 뻗어 넓은 잎을 소환해 밤의 이슬과 산들바람을 막아주었다. 이제 그의 힘으로 식물을 조종하는 것은 숨 쉬는 것보다도 쉬운 일이었다. 그는 종종 생각하곤 했다. ‘운명이란 참으로 공평한 것이라고.’이 숲의 생명을 빼앗고, 파멸로 향하는 길을 각인시킨 운명은, 대신 로지타를 그의 곁으로 보내주었다. 그녀는 그가 각성한 힘의 근원이며, 그가 운명에 맞서 싸울 신념과 용기를 부여하는 존재였다. 하늘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그에게 말했다. "..
2025.02.18 -
[SSR] 궁극의 해석 4화. 꿈나라
[알카이드] 결국, 당신이 이 질문을 할 때마다, 꿈은 지속되지 않는군요. [로지타] 꿈…? 세계가 무너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기억들이 밀려왔다. 꿈에서 그를 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알카이드] 로지타?… 왜 여기에 왔어요? [로지타] 잘 모르겠어요… 그냥, 너무 보고 싶었어요. [로지타] 뭐 하고 있었어요? 알카이드는 빛나는 화면을 띄우며, 그 위에 길고 복잡한 데이터를 보여주었다. 나는 그쪽으로 다가가서 봤지만, 예상대로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알카이드] 지금 방주 세계에서는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요. 그런데… 그가 말을 이어가려고 하기 전에, 나는 그의 말을 가로섰더. [로지타] 내가 같이 있을게요. [알카이드] …좋아요. 그래서..
2025.02.18 -
[SSR] 궁극의 해석 3화. 빛을 향한 탄생
[로지타] 말해 봐요, 당신이 원하는 게 있나요…? [알카이드] ——쉿. 알카이드의 말이 끊어졌다. 나는 알카이드가 바라보는 대로 눈을 들어 그를 봤다. 다시 한 번 방주 세계에 도달했을 때, 그 세계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그 세계는 진정으로 그것을 소유해야 할 이에게 돌아갔고, 그 본래의 끊임없는 생명력을 드러냈다. 이제 이곳의 생명체와 세계는 모두 새로 태어난 것처럼 보였고, 그 안에서 많은 것을 바친 알카이드는 마침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기회를 얻게 된 듯했다. 하지만 “네가 원하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나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로지타] 무슨 일이죠? [알카이드] 조금만 다가와요, 로지타. 그는 손을 들어 데이터가 흐르는 빛의 화면을 펼쳤다. ..
2025.02.18 -
[SSR] 궁극의 해석 2화. 빛을 향한 탄생
[알카이드] 오로라는… 어떤 모습일까요? 알카이드는 문득 자신의 마음속 질문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언제부턴가 몸이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 그를 제압했던 몇 명의 아스들이 그가 고개를 돌린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어디선가 온 덩굴에 의해 꽁꽁 묶여 있었다. 알카이드가 생각을 집중하자, 덩굴이 그의 의도대로 조금 풀려났다. 그는 한 걸음씩 다가갔다. [아스 A] 너, 너 뭐 하는 거야… [알카이드] 그 소녀를 봤나요? [아스 A] 무, 뭐라는 거야? [알카이드] 방금 나를 구해준 소녀. 알카이드는 잠시 생각하며 아스의 언어를 정리해, 소녀에 대한 자신의 인상을 설명했다. [알카이드] 아주 귀엽고, 아주 온화하고, 또 매우… 매력적이었어요. 덩굴에 얽힌 아..
2025.02.18 -
[SSR] 궁극의 해석 1화. 오로라
[기계음] 분석을 시작합니다. 몸이 눌려지고, 사지가 제약을 받아 움직일 수 없을 때, 알카이드는 이미 의식이 흐릿해지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 너무 많은 힘을 쏟아 부었고, 강렬하고 저항할 수 없는 어지럼증이 반복적으로 그를 덮쳤다. 그것은 그가 더 이상 유효한 저항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추위. 끝없이 추운 느낌. 그것은 차가운 곳에 놓여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생명이 몸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일까?모든 감각은 점점 퇴락하고, 그가 보고 들은 장면들은 서서히 희미해져 가며, 오직 명확한… [??] 괜찮아요? 기이한 옷을 입은 소녀가 그의 앞에서 몸을 구부리며, 얼굴을 그의 얼굴 가까이 대고, 따뜻하고 미세한 숨결이 그의 뺨에 스며들었다. 알카이드는 ‘당황’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
2025.02.18 -
20화. 각몽
매우 긴 시간 동안, 나는 그저 말없이 텅 빈 의식의 공간에서 서 있었다. 이곳을 떠난 의식들은 마치 빛의 점처럼 내 주위를 스쳐 지나갔다. 그들이 자신의 몸으로 돌아가면, 그들은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더 이상 내가 해야 할 일은 없었다. 나는 그저 앞에 펼쳐진 빛의 줄기를 조용히 바라보며, 새로 태어난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그 빛이 조금씩 흐르는 것을 보며, 손끝에서 이상한 촉감을 느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하얗고 미세한 빛이 내 손끝을 스치며, 나는 흐릿한 의식을 느꼈다. 소리는 없었고, 그저 내 마음 깊은 곳으로 전해졌다. "당신은... 창세신이신가요?" 나는 잠시 멈칫했다. 곧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 세계는 이제 그것을 소유해야 할 사람에..
2025.02.18 -
19화. 네 소원은.
무한히 짧은 시간 같기도, 무한히 긴 시간 같기도 한 그 시간 동안, 나는 다가온 사람과 조용히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 앞의 그를 명확히 정의할 수 없었다. 불과 얼마 전, 나는 그와의 기억을 이어 붙이며 “스카이넷의 원천을 보고, 알카이드의 기억과 경험을 보았다. 하지만 그가 말한 진실 속에서, 숲의 영혼과 알카이드는 차례대로, 그것도 가장 단호한 방식으로 자멸했고, 자신의 영혼으로 모든 의식에 대한 봉인을 유지했다. 그는 열리지 않는 검은 상자처럼, 내가 그와 대화를 나누고 그가 답을 하지만, 그 사이에는 내가 손댈 수조차, 짐작할 수조차 없는 마음이 숨겨져 있었다. [로지타] 당신… 그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망설이던 순간,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학자] 네가..
2025.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