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역, 에덴/프롤로그(3)
-
3화. 에덴으로의 첫 걸음
하루하루를 보내며 많은 일을 해냈다. 일단 고양이 녀석의 거처를 마런했다. 떠나게 된다면 녀석을 믿고 맡길 곳이 필요하니까. 그리고 이후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짐을 꾸려야 했다. 지난 여정은 강제로 소환되어 경황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사전준비를 할 계획이다. 지난 며칠 동안 카운트다운이 이따금 눈앞에 나타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내 걱정은 늘어만 갔다. 숫자가 0을 가리키게 될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어느 다른 세계가 우리에게 위협이 된다면 내가 막아낼 수 있을까? 혼자만의 힘으로 다른 세계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까? 막상 이런 생각이 들으니 겁이 났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일을 정말 해야만 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왠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소년이 속한 세상이 카운트다..
2023.12.25 -
2화. 구조 요청
도와달라는 목소리를 처음 들은 후 지금까지 일주일 가까이 지났다. 내가 다니는 세인트셀터는 봉쇄 조치를 실시해 외출이 금지된 상태다. 하지만 수업은 여전히 평소대로 진행되고 있고, 교수님들도 곧 원래 모습을 회복할 거라며 우리를 안심시켜주셨다. - 교양 수업을 마진 난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 세인트셀터는 뛰어난 실력의 교수진을 갖춘 평범한 학교처럼 보이지만, 실은 '피난처'라고 예신이 알려준 적 있었다. 예신이 속한 문명에서는 특수인이 모여 있는 이곳을 찾아낼 수 없다고 했다. 요 며칠 동안 원인을 알 수 없는 지진이 계속해서 일어났다. 설상가상 지진의 이동 방향은 이곳, 피난처를 향하고 있었다... 갑자기 찾아온 희미한 두통에 나는 발걸음을 멈췄다. 당신이 누구든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든...! 소..
2023.12.25 -
1화. 지진
더는 전쟁도, 배고픔도 없기를 바랐다. 폐허에서 타오르는 거대한 불꽃이 공기가 타닥거리는 소리와 함께 작렬했다. 시커멓고 짙은 연기가 무너진 건물을 뒤덮고, 불길이 하늘 높이 솟구쳤다. [???] 부탁해요... 제발 살려주세요... 폐허 가운데서 어린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보석처럼 빛나는 소년의 눈동자는 눈물로 뿌옇게 얼룩져 있었다. 버티지 못한 소년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하지만 고개는 끝끝내 떨구지 않았다. 온몸의 힘을 쥐어짜 기도하듯, 소년의 두 손은 가슴 앞에 가지런히 올려져 있었다. [???] 누구라도 좋으니... 어떤 대가를 원하셔도 좋으니... 자신의 부름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지. 소년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절망과 불안이 담긴 소년의 두 눈은 어떤 대답도 기꺼이 받아들이겠..
2023.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