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스토리-2022/여경서(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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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국궁
다음으로 들를 곳은 연병장이었다.. 깃발, 활, 북소리... 여긴 거의 영화 세트장처럼 보이는데? 공터에 있는 체험 프로그램은 활쏘기 체험으로, 전통의상을 입은 관광객들이 과녁 앞에 서서 기대에 차 있었다. [로지타] 출궁은 품에 안긴 달과 같고, 평전은 줄에 매달린 저울과 같네. 루 소장군, 활을 당겨보지 않겠어요? 알카이드의 시선이 맞은편의 과녁에서 내게로 옮겨왔다. [알카이드] 장군의 복장을 했는데, 왜 '소'라고 부르는 거야? [로지타] 음… '소'라고 하면 좀 더 친근하고 귀엽잖아요… 만약 그게 장군이라는 호칭이랑 안 어울린다고 느껴지면… 루 작은 오라버니는 어때요? [알카이드] 음… 우리 누이께서는 장난을 좋아하는 듯 하네. 내 손이 살짝 떨려서 방금 건네받은 전통 활을..
2025.03.28 -
4화. 판다
[로지타] 선배… [알카이드] 음… …사실, 꽤 귀여운데? 나는 손에 든 자수를 보고, 책상 위에 있는 내 도안과 비교했다. 솔직히 말하면,차이가 꽤 컸다. 이것은 숙련된 미술인이라도 금세 자수 장인으로 변신할 수 없음을 의미했다. [로지타] ……이런 작품을 보고도 귀엽다고 칭찬하시는 걸 보니, 알카이드 선배가 언젠간 절 버릇없게 만드실 것 같아요. 알카이드는 놀이공원에서 산 탄산음료 한 병을 내밀었다. 나는 탄산음료를 받아 들고, 수놓다 만 실크 천을 알카이드에게 건넸다. [알카이드] 네가 쉬는 동안 내가 이어서 할게. 알카이드는 익숙하게 받아 들고, 나를 대신해 완성해줄 생각인 듯했다. [알카이드] 연극 동아리에서 가끔 의상을 관리하다 보니 바느질을 좀 배웠거든…… ..
2025.03.28 -
3화. 자수 도안
홍보 책자의 소개에 따르면 수예 테마의 소형 전시관이 화선에서 열릴 예정인데, 이는 드문 취재 기회이다. "화선에 발을 들여놓으면, 안에는 별개의 동굴이 있고, 바람이 창살을 뚫고 붉은 커튼을 흔들고, 방울이 달린 커튼이 땡땡 소리를 낸다." 각양각색의 자수품이 여러 개에 질서정연하게 진열되어 있어 관광객들이 감상할 수 있다. [로지타] 이거 봐요, 구름 낀 산천에 작은 다리와 흐르는 물…… 마치 공필화 같아요. 나는 한 폭의 수예작품을 가리켰다. 작품은 꽤 넓었고, 촘촘한 바늘땀이 산맥과 시냇물, 작은 다리 아래 흐르는 경쾌한 배까지 한 땀 한 땀 엮어내고 있었다. [로지타] 여기 것도요, 전부 양면이에요. [알카이드] 이게 전통 수예야. 보통 유명한 화가가 도안을 디자인하고, 자수 장인이..
2025.03.28 -
2화. 향낭
향낭을 파는 노점이 눈에 들어온다. 노점상에는 여러가지 도안이 있었고, 금붕어, 연꽃, 십이지, 그리고 만화캐릭터?! [로지타] 만약 향낭의 도안이 각자 축복의 의미를 상징한다면, ‘피글렛’는 어떤 축복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네요…… 배부르게 먹고, 푹 자고, 진흙탕에 빠져도 괜찮다는 걸까요? [알카이드] 하나 가져갈래? 나는 무심코 알카이드를 바라보았고, 그도 담담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알카이드] 그럼…… 두 개? [로지타] 갖고 싶었던 게 아니에요! [알카이드] 난 그저 아름다운 축복과 마음을 전하는 것뿐이야. 옛사람이 말했잖아. ‘어찌하여 마음을 전할까, 향낭을 팔꿈치에 매고. 어찌하여 그리움을 전할까, 팔목에 두 개의 팔찌를 감는다.' 고금이 어우러진 이 가게가..
2025.03.28 -
1화. 약속의 날
문화제로 향하는 안내차에 앉아 있는데, 차량 내 TV 화면이 최신 영상으로 전환되었다. 비산 문화제는 2년에 한 번 열리는 성대한 행사로, 비산 고진을 기반으로 하여 상업과 민속 두 부분으로 나뉘어 열린다. 그때는 많은 유원지 부스가 열리고, 초청받은 예술 선배들이 시범을 보이며 강의하기도 한다. 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행사라 나 역시 갈 이유가 있었다. [로지타] 곧 도착하겠지... 약속한 만남이 떠올라 기대감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 공원 관광차가 서서히 느려지며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에는 고색창연한 가옥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나뭇가지에는 소원을 비는 붉은 리본이 많이 매달려 있었고, 멀리서 보니 나무로 만든 소원패가 바람에 살랑이며 서로 부딪쳐 마치 노래하는 듯한 소리가 났..
2025.03.28 -
[SSR] 지켜야 하는 것 6화. 밝은 달을 안아
화친 행렬이 출발한 지 며칠이 지났을까. 시간이 지나 마차는 상경을 떠나 길가의 여관에서 숙박했다. 대연 황실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임시 숙소조차 온통 화려한 장식과 꽃들로 가득 차 있었다. 누군가 나무 상자를 내 앞에 가져와 열었다. 안에는 각종 진귀한 요리가 가득했다. 진한 향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능균] 전하께서 한 끼도 드시지 않기에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았던 듯합니다. 미천한 신이 상경의 맛과 비슷한 음식점을 찾아보았습니다. 혹시 전하께서... [로지타] 내가 한 끼도 먹지 않고 도망갈 힘도 없는 것이 도통의 바람이 아니었나요? 손목을 감고 있는 사슬을 들어 보이며 그의 호의를 받을 생각이 없다는 듯 냉담하게 말했다. 능균은 사슬을 보았음에도 태연하게 미소를 지었다. ..
2025.03.27 -
[SSR] 지켜야 하는 것 5화. 파란만장한 인생
[민중 갑] 저기 봐, 평원후 옆에 있는 저 사람은... 육공주인가? [민중 을] 그러게 말이야, 내 보기에 저 두 사람... 나는 주변의 웅성거림을 들으며 말 없이 알카이드에게 말을 조금 더 다가가 속삭였다. [로지타] 나와 당신, 꽤 잘 어울린대요. [알카이드] ... 가장 가까운 길가에 있던 사람들이 분명히 볼 수 있었다. 명성 높은 북두영 선봉장이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 짓는 모습. 옅은 홍조가 그의 목덜미에서 뺨까지 살며시 번졌다. 귀경 행렬이 평원후부의 문 앞에서 멈췄고, 나는 말에서 먼저 내려 손을 내밀었다. 부장은 말없이 알카이드를 바라보다가 말을 삼켰다. [알카이드] 걱정 마. 그는 태연하게 내 손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나는 그와 손을 맞잡은 채 ..
2025.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