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스토리-2020/프린세스 데이 (공주제)(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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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 별하늘의 칵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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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31 -
에필로그
프린세스데이가 끝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가끔 그날의 축제를 얘기하는 대화가 길거리에서 들려왔다. 그날을 얘기할 때면, 소녀들은 항상 달콤한 마침표를 찍듯 끝에 가벼운 단성을 토해냈다. 특별한 포스터가 또 붙기를 바라는 마음에 수시로 게시판을 찾아가는 소녀들도 적지 않았다. 일찍 일어난 나는 화실에서 스케치를 연습할 생각이었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화실에는 나보다 먼저 온 사람이 있었다. 뜻밖에도 루카스였다. [루카스] 안녕. [나] 선배가 여긴 어떻게... 말을 채 끝나기도 전에 한 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그가 미술학과의 조교가 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 조교님, 안녕하세요! 루카스는 웃으면서 나에게 손짓했다. [루카스] 이쪽에 자리 있어. 내가 조금 먼 곳에 자리를 잡고 앉자 루카스..
2024.02.19 -
축제 3화
나는 계속되는 축제를 잠시 미뤄두고, 계단에 앉았다. 오늘 있었던 모든 일을, 꿈같지만 우리에게 조금씩 다가온 소소한 현실을, 내가 만난 모든 이의 미소를, 이 모든 것의 시작을 생각했다. [???] 공주님, 왜 여기 혼자 앉아 계시죠? 고개를 들어 보니, 루카스가 내 앞에 서 있었다. [루카스] 필요하신 거라도 있나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모자람이라곤 없는 하루였다. 루카스는 내 마음을 알아챈 듯 웃었다. 그리고는 몸을 숙여 나와 시선을 맞췄다. [루카스] 잠시 산책이라도 할까? [나] 이건 추가 서비스인 건가요? 고개를 젓는 그의 등 뒤로 시끌벅적한 사람들의 말소리가 사라져갔다. [루카스] 아니. 이건 너에게만 주는 특권. 오늘 밤의 달은 은백색을 띄며 정원 하늘에 걸려 있었다. 여기서 보면 바깥은..
2024.02.19 -
축제 2화
화려한 옷차림의 소녀들은 모두 여린 꽃처럼 저마다 고귀함, 우아함, 세런됨, 도도함을 뽐내고 있었다. 반짝이는 액세서리들은 소녀들의 눈에 담긴 순수한 마음에 비할 바가 못 됐다. 소녀들이 입은 드레스 자락은 겹겹이 쌓인 저녁노을을 닮았지만, 그들의 미소는 그보다 더욱 매력적이었다. 맑은 꽃향기로 가득 찬 이곳엔 달콤한 버터 향도 연하게 섞여 있었다. [아인] 더 필요하신 게 있나요, 공주...님. 평소 피아노 소리를 벗삼으며 도도한 매력을 풍기던 그는 지금 달콤한 케이크를 손에 든 채 사람을 기쁘게 하는 눈빛을하고있었다. 신기하게도 오늘 모든 것이 미묘하게 바뀌어 있었다. 다양한 과일과 부드러운 크림, 퐁신한 케이크, 달콤쌉쌀한초콜릿까지... 후각에 이어 미각도 함께 뒤따르며 행복에 가득 찬 즐거움을 불..
2024.02.19 -
축제 1화
아침에 소포를 하나 받았다. 실크 리본으로 묶인 상자였다. 상자에는 이번에도 흰색 카드가 한 장 꽂혀 있었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열자, 생소한 필체가 눈에 들어왔다. "작은 선물이니 받아주세요. 해피 프린세스데이." 살짝 잡아당겨 상자를 열어 보니, 흰 드레스와 작은 티아라가 놓여 있었다. 나는 거울 앞에서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드레스를 바라보았다. 물보라를 연상게 하는 드레스는 바닥에 닿을 듯 닿지 않았다. 분홍색 리본은 내 허리를 지나, 장미꽃 한 송이를 감싸 주었다. 꽃잎을 닮은 티아라에 콕콕 박힌 사파이어는 꼭 태양 아래 영롱하게 반짝이는 이슬 같았다. 나는 망치기라도 할까 봐, 숨을 죽이고 거울 속에 비진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문 앞에서 가법게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를 데리러 온 마차..
2024.02.19 -
별의 잔 3화
나는 '얼음 심장을 전부 루카스에게 건넸다. [로지타] 이 정도면 축제 때 쓰기에 충분할 거예요. 참, 알카이드 선배는 어디 있어요? [루카스] 카페에서 연습하고 있어. [로지타] 아직도요? [루카스] 내가 억지로 시킨 거 아니니까 오해 마. 뭐든지 열심히 하고, 또 잘하는 친구더라. 엄청난 자질을 갖고있던데도 자신이 망쳐버리는게 아닐까 하고 걱정하던데. [로지타] 가서 보고올게요! 카페 쪽으로 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루카스가 나를 불러 세웠다. [루카스] 잠깐만! 그는 나에게 작은 주머니에 담긴 '얼음 심장'을 건넸다. [루카스] 이거 가지고 가. 알카이드에게 필요할 거야. [로지타] 정말 끝까지 부려먹는군요! 루카스는 여전히 눈웃음을 지었다. 그에게서 물건을 건네받는데, 고마워하는 듯한 작은 목소리가..
2024.02.19 -
별의 잔 2화
[루카스] 알카이드, 꽤 의욕 있어 보이네. 좋아. 그 열정을 높이 사겠어. [로지타] 그럼 알카이드 선배 잘 부탁드려요, 루카스 대장님. [루카스] 대장님이라는 호칭은 이 세계관이랑 맞지 않는 걸. 그는 진지하게 내 말을 정정했다. [루카스] 알카이드 군이라면 잘 해낼거라고 생각하지만 뭔가 알카이드에게 더 잘 어울리는 역할이 있을 것 같은데... 고민을 좀 해봐야겠어. 내가 이런저런 모습을 상상하며 빤히 바라보자 알카이드는 어색하게 시선을 피했다. [알카이드] 일단 뭐라도 좀 마시자.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루카스의 눈이 반짝거렸다. [루카스] 떠올랐어, 바로 그거야! 화려한 조명 아래 빛나는 바텐더!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영원히 닿을 수 없는 빛과 같은 사람! 루카스가 혼자 신이 나 멋대로 떠드는..
2024.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