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역, 에덴/안내 (로샤)(4)
-
4화. 불청객
어제와 마찬가지로 용병들은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로샤는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즉시 방으로 들어와 보고하라 지시했다. 안전 시간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멀지 않은 곳에서 잇따라 총성이 울렸다. 약탈이 시작된 것이다. 나는 창가에 서서 칠흑 같은 골목 어귀를 내다봤다. 창문에 비친 카운트다운은 여전히 착실하게 줄어들고 있었다. [나]284400, 284399, 284398...[로샤]에덴의 카운트다운을 보고 있나? [나]저 시간이 끝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나요? ...잠깐, 미리 말해두는데, 이건 정식 질문 아니에요! 질문 횟수로 계산하지 말아요. [로샤]구두쇠네, 계산 철저하기는. 나는 퉁명스럽게 콧방귀를 뀌었다. [로샤]좋아, 알려줄게. 저건 에덴의 주인이 에덴으로 ..
2024.07.06 -
3화. 놀이공원
자정이 됐을 쯤, 나는 통신기의 진동에 놀라 눈을 떴다. [Warning]에덴 관리 시스템(MSE): 방랑자가 곧 습격합니다. 어둠 속에서 통신기가 미친 듯이 번쩍이고 있었다. 소파를 확인했지만, 이미 로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 침대에서 뛰어내려 문 앞으로 가자, 문밖에서 지시를 내리는 로샤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로샤]세 사람은 도로, 너희들은 옥상으로 가고, 나머지는 문 앞을 지 키도록. 잠시 뒤, 그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한 마디 말을 당부했다. [로샤]그것들이 내 집을 망가뜨리지 못하게 해. 그럼 내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거든. 나는 차마 불을 켜지 못하고 문만 살짝 열어보았다. [로샤]잘 잤나? [나]방금 통신기를 봤는데... '방랑자'가..
2024.07.06 -
2화. 수집가
겁에 질린 세 사람을 보며,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나]시간이 없어서요. 이제 지나가도 될까요? 그들은 아무 말 없이 허등지등 일어나, 눈 깜짝할 사이 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들을 물리치고 나자 조금 진정이 되었다. 움직임만 신중히 한다면 이곳에서도 내 한 몸 정도는 충분히 지킬 수 있다. 짝짝짝. 해 질 녘의 공기를 가르고 맑은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나]또 누구야?! 경계를 풀지 않은 채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고개를 돌려 보니, 바로 앞 골목에서 로샤가 팔짱을 낀 채 여유로운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와 눈을 마추친 그는 휘파람을 불었다. [로샤]멋진걸. 데이트를 방해하는 녀석들은 저런 꼴을 당해도 싸단 말이지. 나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나]언제 온 거..
2024.07.06 -
1화. 핑계
두 사람은 내 선택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카이로스를 따라가든, 아인의 레지스탕스에 합류하든, 결국 다른 한 쪽에게는 미안해지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로샤가 보낸 문자에 도리어 안심이 되었다. 나는 통신기에 떠오른 내용을 확인했다. 오늘 밤, 저녁 어때? 이 문자를 보니, 이 초조한 상황 속에서도 겨우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결심이 선 나는 다시금 고개를 들어, 유감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나]죄송해요, 여러분. 동료가 기다리고 있어서 오래 머무를 수 없을 것 같네요. 그들은 생각보다 쉽게 날 놔주었다. 아인은 아무 말도 없었고, 레지스탕스 단원들도 나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 곳을 떠나는 순간, 그 누구도 내 안전을 보장해주지 못하리 라. [카이로스]조심해. 나는 그에..
2024.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