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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
1. 아침 자율학습교실 문 앞에는 금빛으로 반짝이는 새 반 명패가 걸려 있었다. [선생님]누가 반 명패를 바꿨지? [로샤]저예요, 선생님.캠퍼스 문화제를 위해서 다른 반 친구들을 좀 더 끌어올 방법을 고민했거든요. [선생님]로샤의 열정은 좋지만… 교장 선생님께서 너무 눈에 띈다며 다른 반에 영향을 줄까 걱정하시더라. 되도록 철거하는 게 좋겠어. [로샤]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휴, 학교 다니면서도 광고법을 지켜야 한다니…… 2. 수학 수업[예신]문화제 기대돼? [로지타]엄청 기대돼요! 오후에 두 시간이나 줄어들잖아요. 헤헤. [예신]……그걸 기대한 거였구나. 3. 쉬는 시간정재한은 문화제를 앞두고 열심히 사전 준비 중이었다. [정재한]헤헤, 뭘 더 쓸까 고민 중이야. [카이로스]정재한. [정재한]..
2025.06.19 -
1일차
1. HR반장인 카이로스가 수업 전에 정기 점검을 조직했다. [카이로스]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머리 모양에 대해서도 규정을 두고 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학생은 특이한 색으로 머리를 염색할 수 없어. [로샤]하? 타고난 건 해당 안 되잖아. [카이로스]……남학생의 머리카락 길이는 교복의 옷깃을 넘으면 안 된다. [예신]…… [카이로스]또한 묶은 머리 등 비정상적인 스타일도 금지되어 있다. [알카이드]…… [아인]흥. 2. 국어 시간 [선생님]어제 숙제로 낸 고전 시 암기, 다들 외웠는지 확인해 보자. 선생님의 시선이 교실 안을 한 바퀴 훑은 후, 교실 뒤쪽에 멈췄다. [선생님]맨 뒷줄, 거기 웃고 있는 남학생. [선생님]네가 한번 외워 봐. [로샤]문제없습니다. 로샤가 자신만만하게 일어나 깊게 숨을 ..
2025.06.19 -
[SR+ 달콤한 휴일 1] 5화. 정전기
남은 시간동안 나는 '행사’의 관람 인솔을 도왔고, 알카이드는 천문학과에 남아 떠나는 친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신입생이 들어오고, 졸업생이 떠나는 오늘 오후는 마치 우리 둘이 이 캠퍼스에서 보낸 시간을 압축해 놓은 작은 축소판 같았다. 알카이드와 만나기로 한 약속 시간, 나는 종합관 앞에 도착했지만 그의 주변에는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남아 있었다. 그가 내게 손을 흔들며 미안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알카이드]우리 졸업 단체 사진 아직 다 못 찍었어. 조금만 기다려 줄 수 있어? [천문학과 학생 갑]알카이드, 학우님한테 사진 좀 부탁하자! 내가 아직 멍하니 서 있는데, 어느새 익숙한 손길로 내 손에 카메라가 쥐어졌다. [천문학과 학생 을]학우님의 금손을 잠시 빌립니다! 모두가 웃고 떠들며 단체 사진의..
2025.06.19 -
[SR+ 달콤한 휴일 1] 4화. 졸업사진
고등학생들의 시선을 따라가자, 천문대에서 학사복을 입은 학생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맞다, 오늘은 천문학과 졸업사진을 찍는 날이기도 하다. 고등학생들이 그들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것과는 달리, 천문학과 졸업생들의 관심사는 전혀 다른 곳에 있는 듯했다. [천문학과 학생 갑]옷에 정전기 장난 아니야… 진작에 진로조사서에 '토르'라고 쓸 걸 그랬다. [천문학과 학생 을]이 날씨에 화학 섬유 옷 입는 거 진짜 최악. 주름도 생기고, 정전기도 생기고. [천문학과 학생 병]아직 다 안 모였어? 알카이드가 없는 것 같은데… 야, 나 좀 만지지 마! 시끌벅적한 졸업생들이 우리 곁을 지나갔다. 나는 무의식중에 사람들 틈을 훑었지만, 그 속에서 알카이드는 보이지 않았다. 어젯밤 과제를 너무 늦게까지 했던 걸..
2025.06.19 -
[SR+ 달콤한 휴일 1] 3화. 연관
미래의 학우들이 교내 오픈 캠퍼스를 방문한 날, 나는 진지하게 안내를 맡고 있었다. [로지타]저는 천문학과 학생은 아니라서, 학문적인 부분은 깊이 설명드리긴 어렵지만… ‘관심’이라는 건 모든 분야에 통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줄 서 있던 누군가가 손을 들었다. [로지타]네, 말씀하세요. 질문자는 예의 바른 고등학생이었다. 그가 물었다.천문학에서 말하는 ‘관심’이라는 게 정말 그렇게 중요한가요?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눈으로 별을 보는 것과 별자리 구분에만 흥미를 가지는 수준이고, 그건 현대 천체물리학과는 아무 관련도 없다고요. 하지만 이건 내가 답할 수 있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정말로 답하고 싶은 질문이기도 했다. - 몇 달 전, 나 역시 똑같은 질문을 알카이드에게 던진 적이 있었다...
2025.06.19 -
[SR+ 달콤한 휴일 1] 2화. 취미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다. 저, 좋아요! 라고. 겨우 마음을 다잡고, 태연한 척 되물었다. [로지타]그럼, 제 이름은 어떻게 쓰실 건가요? [알카이드]네 의견을 먼저 듣고 싶어서.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무심코 그의 셔츠 단추를 만지작거렸다. [로지타]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요? "로지타 님의 예상치 못한 빈번한 방문으로 본 논문이 지연된 데에 큰 기여를 하셨기에 깊이 감사드립니다."이런 거요? [알카이드]그건 어떤 방해를 말하는 건데?알카이드는 나를 끌어안은 손을 내 앞으로 당겨 안겼다. 나는 그에게 등을 기대며 자연스럽게 몸을 붙였다. 그가 고개를 살짝 돌려 볼을 스치듯 가까이 댔다.그의 눈동자 안엔 바다가 잠긴 듯한 빛, 별이 흔들리는 듯한 흔적이 어른거렸다. 도대체 어떤 방해가 이런..
2025.06.19 -
[SR+ 달콤한 휴일 1] 1화. 논문
[로지타]다음은 천문학과를 안내해 드릴게요. 나는 헛기침을 하고 최대한 또렷하고 명확한 목소리로 말했다. [로지타]저를 잘 따라와 주세요. 신입생이었던 내가, 분홍 머리 선배가 이런 말을 하던 걸 들으며 서 있었을 때는, 내가 같은 자리에 설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은 개강일도 아닌 방학 마지막 즈음의 ‘캠퍼스 오픈데이’였다. 대학에 지원하고자 하는 고등학생들을 추첨으로 초대해 캠퍼스를 체험하게 하는 행사다. 매년 우리끼리는 “홍보 영상도 필요 없다면서 왜 매번 촬영을 하냐”, “지원자도 많은데 이런 행사는 왜 하는 거냐”며 불평을 하긴 했지만…… 기대에 찬 눈빛을 직접 보게 되면, 전혀 뿌듯하거나 자랑스럽지 않다고 말하긴 어렵다. [고등학생 A]선배님, 혹시 세인트 셀터가 다른 연구소와 협력하..
2025.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