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18. 22:39ㆍ신운기원/경칩 편 (알카이드)
[알카이드]
결국, 당신이 이 질문을 할 때마다, 꿈은 지속되지 않는군요.
[로지타]
꿈…?
세계가 무너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기억들이 밀려왔다. 꿈에서 그를 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알카이드]
로지타?… 왜 여기에 왔어요?
[로지타]
잘 모르겠어요… 그냥, 너무 보고 싶었어요.
[로지타]
뭐 하고 있었어요?
알카이드는 빛나는 화면을 띄우며, 그 위에 길고 복잡한 데이터를 보여주었다. 나는 그쪽으로 다가가서 봤지만, 예상대로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알카이드]
지금 방주 세계에서는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요. 그런데…
그가 말을 이어가려고 하기 전에, 나는 그의 말을 가로섰더.
[로지타]
내가 같이 있을게요.
[알카이드]
…좋아요.
그래서 나는 그의 맞은편에 앉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하늘이 점점 어두워졌고, 피로감이 몰려왔을 때 나는 점차 고개를 숙였다. 그때 어깨에 살짝 무게가 실렸다.
나는 고개를 들어 알카이드의 눈을 마주쳤다. 그가 나의 어깨에 외투를 걸쳐 놓았고, 내가 깨어나자 잠깐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알카이드]
미안해요, 일부러 깨운 건 아니에요.
[로지타]
계속 그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었던 거예요?
[알카이드]
응.
[로지타]
그런데, 이게 정말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이에요?
첫 번째로 그와 다시 만난 꿈이 여기서 무너졌다. 다음 번 꿈에서 그가 다시 타워에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는 뭔가를 기억하는 듯했다.
[알카이드]
여기서 나와 함께 있을 필요는 없어요. 바깥을 구경해 볼래요?
그는 매번 내가 꿈속에서 그와 함께 새롭고 다른 시도를 할 때마다, 내가 그에게 묻는 "네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질문을 피하려는 듯했다.
그 때마다, 꿈은 마치 틈새를 잡힌 것처럼 계속해서 무너졌다.
이 순간, 꿈은 완전히 사라지고, 현실과 비슷하면서도 부유하는 구름만 남았다.
[알카이드]
처음 제가 당신의 꿈에 있는 걸 깨달았을 때, 꿈이 무너지기 시작했어요. 그때 저는… 당신이 이 꿈에 후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는 방주 세계의 현재 모습을 생각했어요. 저는 방주와 깊게 연결되어 있어서, 그걸 네 꿈 속에 투영할 수 있었죠. 로지타, 당신이 본 방주 세계는 단지 꿈이 아니에요. 그건 지금 이 세계의 모습이고, 당신이 노력한 결과로 얻은 진짜 모습이에요. 저는 단지 그걸 당신이 볼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네가 그 세계를 구하고자 한 마음이 이제 완전히 이루어졌다는 것을요.
[로지타]
그럼, 내가 왜 이렇게 모든 것을 보고 꿈이 또다시 무너지는지 생각해본 적 있어요?
[알카이드]
…
[로지타]
제 후회는 당신이었어요.
모든 것을 떠올린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나는 여러 세계를 구했고, 수많은 사람들을 구했다. 하지만 내가 마주한 이 사람… 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그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몰랐다. 그의 진짜 소망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그게 바로 내 아쉬움이었다. 나는 그를 바라보며,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로지타]
꿈 속에서도 당신은 항상 저를 배려하고, 저를 받아주었어요,
제 소망을 이루려고 마음을 다 쏟았죠. 그런데 당신은 한 번이라도, 자기 자신을 위해 생각해본 적 있나요? 저는 당신이 항상 자신을 낮추고, 희생하고, 스스로를 아끼지 않는 걸 안타까워해요… 이해하고 있나요?
알카이드는 말없이 조용히 있었다. 그때,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옷자락이 덩굴에 걸려서 가볍게 끌리는 소리였다.
[알카이드]
화내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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