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18. 22:20ㆍ신운기원/경칩 편 (알카이드)
[알카이드]
오로라는… 어떤 모습일까요?
알카이드는 문득 자신의 마음속 질문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언제부턴가 몸이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 그를 제압했던 몇 명의 아스들이 그가 고개를 돌린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어디선가 온 덩굴에 의해 꽁꽁 묶여 있었다.
알카이드가 생각을 집중하자, 덩굴이 그의 의도대로 조금 풀려났다.
그는 한 걸음씩 다가갔다.
[아스 A]
너, 너 뭐 하는 거야…
[알카이드]
그 소녀를 봤나요?
[아스 A]
무, 뭐라는 거야?
[알카이드]
방금 나를 구해준 소녀.
알카이드는 잠시 생각하며 아스의 언어를 정리해, 소녀에 대한 자신의 인상을 설명했다.
[알카이드]
아주 귀엽고, 아주 온화하고, 또 매우… 매력적이었어요.
덩굴에 얽힌 아사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한 명은 용기를 내어 알카이드의 말을 정정했다.
[아스 A]
소녀 따윈 없어… 당신이 갑자기 우리를 묶은 거지!
[아스 B]
설명대로라면 여우정령 같은데… 우리 마을엔 여우정령이 없어요.
[알카이드]
여우정령?
알카이드는 그 말을 반복하며 소녀의 모습을 떠올려, 고개를 살짝 저었다.
[알카이드]
그녀는 여우 귀도 없었고, 여우정령은 아니에요. 혹시 다른 가능성은 없나요?
[아스 A]
우리가 어떻게 알아?!
상대방은 격분하며, 덩굴에서 벗어나면 언제든지 이 이상한 사슴정령에게 달려들 것처럼 보였다.
[알카이드]
…맞아요, 제가 잘못 물어봤군요.
알카이드는 고개를 숙이며, 손바닥에서 점차 빛점을 모았다. 아스들은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그러나 그들이 몸에 감겨 있던 덩굴은 알카이드의 지시에 따라 서서히 풀리며, 결국 그 신비한 숲속으로 사라졌다. 그들이 떠나기 전에, 알카이드는 진지하게 경고를 남겼다.
[알카이드]
이 숲은 당신들의 정신에 영향을 줄 거예요. 다시 가까이 오지 마세요.
주변은 조용해졌고, 알카이드의 앞에 작은 새싹이 흙을 뚫고 나왔다. 그는 무릎을 꿇고 새싹에게 호기심 가득한 질문을 던졌다.
[알카이드]
왜… 내가 너희를 조종할 수 있는 거지?
새싹은 고개를 흔들었다.
[알카이드]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
새싹은 고개를 기울이며 궁금해했다.
[알카이드]
왜 나를 구해줬을까…
새싹은 가지를 길게 뻗어 그의 이마의 온도를 확인해 보았다.
[알카이드]
…오로라는 어떤 모습일까?
새싹은 다시 흙 속으로 들어가며, 그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어떤 이도 이 질문에 답할 수 없었다— 심지어 그가 결국 마주한 그 소녀, 로지타 역시.
[알카이드]
…어떻게 네가 여기 있어? 왜 나를 구해준 거야?
그녀의 대답은 장난, 농담, 그리고 세상을 구하려는 그녀의 바람과 결단이었다. 로지타는 그가 어렸을 때와는 달라 보였다. 더욱 친근하고 교활해졌으며, 더욱 눈부시고 확고해졌다.
그녀를 볼 때마다, 알카이드는 새싹이 자라나는 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그에게서, 그녀를 향해 자생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마치 식물이 빛을 향해 자라듯이었다.
그 후, 그는 더 적합한 표현을 찾았다.
[알카이드]
너는 내 신이야.
그때, 소녀는 잠시 멈칫하며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로지타]
그럼, 당신에게는… 자기만의 소원이 없나요? 변이를 해결하는 건 제 소원이에요. 알카이드의 소원은 듣고 싶어요.
알카이드는 그 질문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려 대답을 하려 했다.
[알카이드]
내 소원은 아마…
그때, 로지타의 고르고 부드러운 숨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소녀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이미 그의 어깨에 기대어 잠들어 있었다.
알카이드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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