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역, 에덴(51)
-
3화. 새장
별의 제독의 영상이 사라졌다. 우릴 '도와주겠다'는 말을 실천하려는 건지, 더 이상 그의 기운은 느낄 수 없었다. [나]예신... 어떻게 절 찾은 거예요? [예신]너는 계속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어. 그래서 네 정신의 위치를 추적해 찾아온 거야. 나도 여행자에 속하니까. 그래서 꿈속에서 의식을 가진 상태로 여러 세계를 넘나들 수 있어. [나]여기가 어디예요? 이제 어떻게 해야 깨어날 수 있어요? 예신이 살짝 고개를 저으며, 여긴 가상의 정신 감옥과도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이런 꿈속은 들어온 영제를 가둘 수 있는 곳으로, 이 정신 감옥에서 벗어나려면 '열쇠'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곳에서 외부 세계의 힘을 쓸 수 없기 때문에, 고차원 문명의 제독인 예신이라 할지라도 갇힐 수밖에 없다..
2024.06.27 -
2화. 그 사람
에덴에는 아무도 없었다. 난 지하에서 중앙 관리실까지 에덴 전역을 샅샅이 살펴보았다. 사람도 방랑자도 타락자도 없었고, 어디를 가도 날 막는 것이 없었지만, 나가는 출구 역시 찾을 수 없었다. 영체는 음식이나 휴식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한 바퀴 돌고 나니 좀 피곤해 겼다. 난 고민 끝에 일단 블랙 스트릿으로 돌아왔다. 거점부터 마련하고 싶었는데, 이곳이 내게 제일 익숙한 곳이었다. 블랙 스트릿의 버려진 공장 건물 안의 작은 방에 있다보니 조금은 편안해진 것 같다. 이때 별의 제독이 다시 나타났다. 난 경계하며 그를 쳐다봤다. [나]말해요, 절 어떻게 할 생각이죠? [별의 제독]사실 너에겐 더이상 어떤 짓도 할 필요가 없어. 널 이곳에 남겨두면, 그걸로 목적을 이룬 셈이지. [나]그게... 무슨 뜻..
2024.06.27 -
1화. 환상의 세계
[주의] 해당 카드스토리는 에덴의 모든 스토리와 연결되어 있으므로, 적절한 오픈 시점 선택을 권장합니다. 어, 내가 왜 또 에덴으로 돌아온 거지? 난 이미 에덴 세계의 문제를 해결했다. 알카이드가 창조한 새로운 세계에선 만물이 소생하고, 사람들은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는데, 어째서 내가 에덴에 처음 왔을 때의 모습인 거지...? 지금 내가 꿈을 꾸는 건가? 하지만 꿈이라기엔, 모든 것이 너무 선명하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모두 내가 에덴에서 봤던 것과 똑같다. 다만 주변에 아무도 없을 뿐이다. 푸른 덩굴이 휘감은 건물 사이를 조용히 걸어가는데, 갑자기 앞에서 낯익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에덴의 주인 방호복을 입고 있는 저 사람은... 알카이드였다. 그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조금도 숨기지 않고..
2024.06.27 -
결말. 걱정
이날, 에덴 주변에 비가 내렸다. 나는 내게 작별 인사를 건네며 바이크에 오르는 카이로스를 지켜봤다. 우리는 전혀 다른 시작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카이로스의 도움으로 나는 에덴을 관리하게 됐다. 우리는 지하 셀터에 살던 사람들을 이곳으로 데려왔다. 페이와 페이의 진구들도 이제는 에덴의 주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능력자든 아니든, 강자든 약자든, 이 에덴의 문은 원하는 이들에게 영원히 열어둘 것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 누구나 농작물을 경작하고 건물을 지으며, 이 낙원에 더 많은 생명이 탄생하도록 함께 노력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오아시스 밖에는 강하지만 외로운 영웅이 한때 이곳에 쳐들어왔었던 괴물들을 전부 데리고 갔다. 그에게 이끌린 모래 괴물들은 그를 따라 멀리 사라져 버렸다. 내게 맹세하고 약속했던..
2024.06.18 -
21화. 포대
우린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임계 상태에 이른 카이로스의 힘과 속도는 평범한 사 람의 것이 아니었다. 비장의 일격에 알카이드가 천천히 무너져 내렸다. [알카이드]너, 너희가 감히...! [카이로스]에덴의 지배권을 내려놔. [알카이드]원하는 게 겨우 그것인가요? 정말이지... 우습군요. 난 그저 에덴을 존속시기고 싶었을 뿐이에요... 방문자 중에서 적합한 상대를 찾으려 했는데, 당신들은 황당한 짓만 벌이더군요. [나]존속? [알카이드]두 사람이 이겼으니 이곳을 드리죠. 저의 에덴, 이 기생 세계는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 테니... [나]'기생'이라니... 그게 무슨 뜻이죠? [알카이드]세계는 오직 또 다른 세계와 맞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면 무슨 뜻인지 알겠죠. 이곳의 모든 건 모래에 뒤덮인 지 오래..
2024.06.18 -
20화. 돌아온 자
카이로스의 상대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 그의 눈동자에선 슬픔과 혼란이 묻어났고, 기억을 일부 잃어버린 듯, 뭘 어떻게 해 야 할지 모르겠다는 모습이었다. 언제든 이성을 잃고 방랑자와 다름없는 괴물로 변할 것만 같았다. >유리를 꺤다. 난 총을 꺼내 승강기의 유리문을 겨눴다. 유리를 깨고 카이로스를 구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해야 하는 유일한 일이다. 시간이 없다. 한 번뿐인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 [방법]: 타이밍에 맞게 총을 쏴서 유리를 깨세요. >격파 성공더보기 나는 뒤에 있는 방랑자의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리를 향해 연거푸 총을 쐈다. 유리에 균열이 생긴 뒤에도 방아쇠를 당기는 손은 멈추지 않았다. 그만큼 카이로스 가 의식을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의 황금빛 눈동자는 ..
2024.06.18 -
19화. 낙원의 주인
승강기에 오르자, 꼭대기에 있는 방에 도착했다. 앞서 봤었던 방보다 원시림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고, 바닥마저 옅은 푸른빛을 띄고 있었다. 방안에 발을 디딘 후에야 이곳의 모든 것, 물결과 수풀 모두 가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에덴의 주인은 첨단 기술로 과거의 숲을 흉내 낸 것 뿐 이었다. 알카이드가 내게 다가왔다. 내 눈을 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지만, 눈동자는 깊은 호수처럼 그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에덴의 주인] 에덴의 중앙관리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손님. 아무래도 절 다시 소개해야 할 것 같네요. 제 이름은 알카이드, 에덴의 주인이랍니다. 사실 마지막에 제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이 당신일 줄은 몰랐어요. 하지만 이런 결말도 나쁘진 않네요. 당신에게는 제 앞에 설 자격이 충분해요. 당..
2024.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