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역, 에덴(51)
-
2화. 구조 요청
도와달라는 목소리를 처음 들은 후 지금까지 일주일 가까이 지났다. 내가 다니는 세인트셀터는 봉쇄 조치를 실시해 외출이 금지된 상태다. 하지만 수업은 여전히 평소대로 진행되고 있고, 교수님들도 곧 원래 모습을 회복할 거라며 우리를 안심시켜주셨다. - 교양 수업을 마진 난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 세인트셀터는 뛰어난 실력의 교수진을 갖춘 평범한 학교처럼 보이지만, 실은 '피난처'라고 예신이 알려준 적 있었다. 예신이 속한 문명에서는 특수인이 모여 있는 이곳을 찾아낼 수 없다고 했다. 요 며칠 동안 원인을 알 수 없는 지진이 계속해서 일어났다. 설상가상 지진의 이동 방향은 이곳, 피난처를 향하고 있었다... 갑자기 찾아온 희미한 두통에 나는 발걸음을 멈췄다. 당신이 누구든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든...! 소..
2023.12.25 -
1화. 지진
더는 전쟁도, 배고픔도 없기를 바랐다. 폐허에서 타오르는 거대한 불꽃이 공기가 타닥거리는 소리와 함께 작렬했다. 시커멓고 짙은 연기가 무너진 건물을 뒤덮고, 불길이 하늘 높이 솟구쳤다. [???] 부탁해요... 제발 살려주세요... 폐허 가운데서 어린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보석처럼 빛나는 소년의 눈동자는 눈물로 뿌옇게 얼룩져 있었다. 버티지 못한 소년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하지만 고개는 끝끝내 떨구지 않았다. 온몸의 힘을 쥐어짜 기도하듯, 소년의 두 손은 가슴 앞에 가지런히 올려져 있었다. [???] 누구라도 좋으니... 어떤 대가를 원하셔도 좋으니... 자신의 부름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지. 소년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절망과 불안이 담긴 소년의 두 눈은 어떤 대답도 기꺼이 받아들이겠..
2023.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