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스토리- 2021(102)
-
[SSR] 스포츠 음료수 7화. 바닷속 유적
그날 저녁, 창문을 열어 보니 밤하늘에 별이 총총 박혀 있었다. 여름에는 오리온자리를 볼 수 없지만, 낮에 봤던 의혹들은 여전히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인류의 문명이 모두 같은 기원을 가지고 있는 걸까?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태평양의 유적들이 어째서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 걸까? 이 말 없는 폐허 속에는 대체 어떤 비밀과 이야기가 묻혀 있는 것일까? 의문을 가득 품은 채 침대에 누웠지만, 더는 생각할 힘이 없었다. 씨워크를 즐기며 체력을 다 써버린 나는 금세 잠이 들었다. - 다음날 일어났을 알카이드가 보낸 문자가 도착해, 휴대폰 화면이 켜져 있었다. [알카이드]아직도 바닷속 유적을 생각하고 있어? 믿을 만한 사람이 그 일에 대해 조사할 거라고 하더라. 그러니 넌 느긋하게 해변에서 휴일을 즐기..
2024.05.14 -
[SSR] 스포츠 음료수 6화. 스노클링
보트가 우리를 석주 유적 근처로 데려다주자, 직원이 우리에게 고글과 스노클, 오리발을 준비해 줬다. [직원]유적을 자세히 보려면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하서야 해요. 출발 전엔 물도 마서두고, 조금이라도 좀 드시는 게 좋을 겁니다. 이쪽에 음료와 과자가 있으니 마음껏 드세요. 돌아올 시간을 정한 뒤, 나와 알카이드는 석주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난 해변으로 걸어가 거대한 석주를 자세히 살펴봤다. 중앙엔 커다란 석주가 U자 형태로 있고, 가운데 동굴 입구로는 작은 배 한 척만 지나갈만한 통로가 있었다. 하나의 돌을 조각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돌을 인공적으로 쌓아 올린 것만 같았다. [로지타]이렇게 커다란 돌이 이런 얕은 바다에 나타났다니,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아요. 꼭 사람이 옮겨다 놓은 것 같아..
2024.05.13 -
[SSR] 스포츠 음료수 5화. 소라
처음 바닷속에 들어가는 거라 씨워크 체험을 오래 할 수 없었다. 기넘사진을 찍고 나자 알카이드가 물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사인을 보냈다. 잠수 지점의 배로 돌아오자, 알카이드가 선미에 배치된 고무보트 두 개를 끌어냈다. 나는 한쪽에 타고, 그는 다른 하나를 지탱했다. [로지타]곰돌이 모양이라니, 너무 귀여워요! 알카이드가 웃었다. [알카이드]처음으로 씨워크를 해본 소감이 어때? [로지타]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어요. 물속에 들어가 보니 바다 아래 세상이 얼마나 다채로운지 알겠더라고요. [알카이드]맞아, 더 아름다운 풍경을 보려면 그 안에 들어가 봐야 하는 법이지. 알카이드는 고무보트가 움직이지 않게, 한 손으로 고무보트 한쪽을 잡았다. 그리고는 더웠는지 잠수복 지퍼를 열었다. 민망한 마음에 똑바..
2024.05.13 -
[SSR] 스포츠 음료수 4화. 해저 산책
오후가 되어, 난 알카이드와 씨워크 체험 출발 지점에 왔다. 페이먼트 섬의 유적은 생각보다 훨씬 커서, 출발 지점 주변에서도 많은 유적이 보였다. 제일 처음 나와 알카이드의 눈길을 끈 건 근처 얕은 바다에 우뚝 솟은 커다란 석주였다. 석주는 커다란 돌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것인데, 오랜 세월 해수의 침식을 받아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거뭇거뭇한 이끼들이 자라고 있었다. 깊고 얕게 패인 흔적은 마치 오랜 옛날 남겨 놓은 손글씨 같았다. [로지타]이 석주도 '유적'인 것 같은데요? [알카이드]전에 여러 자료를 찾아봤는데, 이 일대의 석주 유적은 가끔 언급될 뿐이고 설명도 아주 모호하더라고. 그래도 씨위크 마지막 지점 쪽에 훨씬 큰 유적이 많이 있어. 일단 한번 해보고, 네가 관심이 있으면 잠수부한테 그쪽으로 ..
2024.05.13 -
[SSR] 스포츠 음료수 3화. 해설
배구 동아리 회장은 약속했던 승리의 대가로 우리가 쉴 수 있게 통나무집 펜션을 예약하고, 점심 식사와 시원한 음료수를 주문해 줬다. 알카이드가 바깥의 세면대 쪽으로 가서 물을 들고 차가운 물을 받아 연거푸 얼굴에 뿌렸다. 물에 젖은 금빛 앞머리를 한쪽으로 쓸어올리자 이마가 드러났다. 흐트러진 이마 사이로 물방울들이 미끄러지며 알카이드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탁자에서 수건을 집어 알카이드에게 건넸다. [로지타]선배, 물 좀 닦을래요? [알카이드]그래, 고마워. 수건을 받아든 알카이드는 통나무집 벤치에 앉았다. 그는 축축한 앞머리를 털고 수건을 대충 어깨에 걸겠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나를 넘어 멀리 바다를 바라보던 그가 잠시 후 나를 다시 쳐다봤다. [알카이드]잠깐 쉬었다가 씨워크 하러 갈..
2024.05.13 -
[SSR] 스포츠 음료수 2화. 비치발리볼 경기
나는 나의 코치 알카이드와 함께 유람선에서 오늘의 일정을 세웠다. 우리는 유적이 밀집해 있는 섬에 내려 씨워크를 하기로 했다. 알카이드가 수중 전용 카메라를 가져온 덕에 수중 물고기 떼와 산호초를 촬영할 수 있을 거다. 씨워크의 종착지는 유적군이 모여 있는 관람 장소지만, 스쿠버 다이빙이나 모터보트를 타고 가야 하기 때문에 관광객이 많지 않았다. [로지타]완벽한 체험 일정이에요! 난 알카이드의 계획에 찬성했지만, 우리가 배를 타고 심에 도착했을 때 변수가 생기고 말았다. 세인트셀터의 배구 동아리가 이 심에서 비치발리볼 경기를 치를 예정이라고 한다. 그 중 현지 비치발리볼 팀과의 진선 경기도 있는데... 하필 이날 아침 배구 동아리의 주전 선수가 배탈이 나는 바람에 컨디션이 엉망이었던 것이다. [배..
2024.05.13 -
[SSR] 스포츠 음료수 1화. 봉사 일정
알려지지 않은 과거는 상상력을 자극하기 마련이잖아요. 꾸며 낸 이야기라고 해도 혹하곤 하죠. 오늘 알카이드와 '오선 스타' 갑판에서 만나기로 했다. 정박해 있는 배에 오르자, 혼자 난간에 기대 쉬는 알카이드가 보였다. 웃음기 머금은 그의 눈빛이 인파를 지나쳐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알카이드]로지타! 이쪽이야. 알카이드가 내게 손짓하는 지금, 잔잔한 아침 바다에서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로지타]갈게요! 그에게 대답한 나는 잰걸음으로 달려갔다. 페이먼트 섬에 온 건 여름 캠프의 그림 소재 찾기 활동 때문이지만, 알카이드를 만난 뒤로는 그와 함께 하는 여행으로 탈바꿈했다. 수상 스포츠에 일가견이 있는 그는 늘 일정을 미리 세위두고 나와 함께 즐기곤 했다. 오늘은 '오선 스타에서 새로운 수상 스포..
2024.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