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R] 스포츠 음료수 6화. 스노클링

2024. 5. 13. 12:07이벤트 스토리- 2021/블루 아일랜드

 보트가 우리를 석주 유적 근처로 데려다주자, 직원이 우리에게 고글과 스노클, 오리발을 준비해 줬다. 

 

[직원]

유적을 자세히 보려면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하서야 해요. 출발 전엔 물도 마서두고, 조금이라도 좀 드시는 게 좋을 겁니다. 이쪽에 음료와 과자가 있으니 마음껏 드세요. 

 

 돌아올 시간을 정한 뒤, 나와 알카이드는 석주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난 해변으로 걸어가 거대한 석주를 자세히 살펴봤다. 중앙엔 커다란 석주가 U자 형태로 있고, 가운데 동굴 입구로는 작은 배 한 척만 지나갈만한 통로가 있었다. 하나의 돌을 조각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돌을 인공적으로 쌓아 올린 것만 같았다. 

 

[로지타]

이렇게 커다란 돌이 이런 얕은 바다에 나타났다니,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아요. 꼭 사람이 옮겨다 놓은 것 같아요. 

 

[알카이드]

그러게 말이야... 이제 바닷속으로 들어가 보자. 조심해야 해. 

 

 나와 알카이드는 스노클링 장비를 갖추고 석주 쪽으로 헤엄쳤다. 이쪽은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물고기 떼도 별로 없고 산호 무더기만 보였고, 석주 밑부분이 바닷속에 깊이 박혀 있었다. 알카이드는 나를 잡고 천천히 석주 유적을 향해 다가갔다. 

 석주 표면은 바닷물에 깎이고 부식된 흔적 탓에 울퉁불퉁했지만, 마치 깔끔하게 잘린 것처럼 매끈매끈한 것도 있었다. 알카이드는 나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을 흔들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바로 앞에 있는 돌 표면에 마치 새겨진 것 같은 문양이 눈에 들어왔다. 이 석주 유적엔 정말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 숨어 있는 게 아닐까?

 궁금증을 품고 더 가까이 다가갔다. 제각각의 모습을 한 문양들은 구불구불 선으로 토템문양 같아 보였다. 어떤 문양 옆에는 작은 글자도 새겨져 있었지만 무슨 내용인지는 알아볼 수 없었다. 난 하나씩 살펴봤다. 고고학에는 문외한인지라, 그저 문양이 특이하다고 생각할 뿐이 었다. 한 바위 돌고 나서야 돌의 배열이 좀 특이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난 물 위로 올라와 알카이드에게 말했다. 

 

[로지타]

선배, 석주의 배열이 오리온자리와 비슷하지 않아요? 

 

알카이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카이드]

사실... 나도 그 이야기를 하려고 했어. 토템의 문양들이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 유적의 배열은 확실히 오리온자리와 비슷한 것 같아. 

 

[로지타]

이집트의 3대 피라미드의 배열이 오리온자리와 일치한다는 자료도 본 적 있어요.

 

[알카이드]

이집트뿐만 아니라, 아즈텍 문명의 피라미드도 마찬가지야. 우연의 일치일까? 두 문명의 사람들은 만날 일이 없었을 텐데, 공교롭게도 모두 피라미드를 세운 데다 배열도 이렇게 비슷하다니. 

 

[로지타]

거기다 페이먼트 섬의 수중 유적도 배열이 같네요. 알카이드 선배, 이건 뭔가 의미하는 바가 있는 거 아닐까요? 모든 인류 문명의 기원에 공통점이 있는 게 아닐까요? 

 

[알카이드]

모든 인류는 외계 문명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도 있어. 

 

 알카이드는 의심스러워하는 내 눈빛에 살며시 미소 지었다. 

 

[알카이드]

물론 천문학과 학생인 내가 그걸 믿는다면, 교수님께 한 소리 듣겠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이니까. 

 

[로지타]

음,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과거는 상상력을 자극하기 마련이잖아요. 꾸며낸 이야기라고 해도 혹하곤 하죠. 

 

 나와 알카이드는 웃고 떠들며 손을 잡고 이곳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