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스토리- 2021/인연의 저편(13)
-
[SR] 푸른 하늘의 꿈 4화. 속세의 일
수백 년 전 월궁을 떠난 나는 인간 세상에 내려와 마음에 드는 산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 하늘에 뜬 달은 점점 어두워지고, 별은 반대로 점점 찬란하게 빛났다. 한밤중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하늘 가득한 별빛이 어두운 달을 대신해 인간 세상을 비추고 있었다. 끝내 속세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나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이곳에 은거하며 마침내 평온을 찾고 스스로 즐거움을 얻게 되었다. 이렇게나 오랜 시간이 흘렀으니,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을 것이다. 올해 칠석의 밤, 나는 혼자 인간 세상으로 왔다. 오래된 이 도시는 여전했지만 해가 바뀌면서 사람은 달라졌다.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올려다보자... 뜻밖에도 별보다 더 밝은 사람을 보게 되었다. [로지타]알카이드? 천상의 성군이 ..
2024.05.15 -
[SR] 푸른 하늘의 꿈 3화. 내가 원한 이별
내가 자주 인간 세상에 내려가선 안 된다는 것도, 이렇게 인간과 함께 있는 것에 미련을 가져선 안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이렇게 마음대로 얻는 즐거움은 덧없다는 것도 모르는 바 아니었다. 꽃이 지고 나면 떠들썩함은 전부 텅 빈 외로움으로 변하겠지. 알카이드가 늙어가고 세상을 떠나는 걸 보게 된다면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이별이 생각보다 더 빨리 찾아올 거라는 건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 알카이드는 인간 세상에서 사라졌다. 긴 기다림 속에서 마침내 나는 그 당시 알카이드의 마음이 어땠는지 깨달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그의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매년 칠석날 밤이 되면 그를 찾아다니고, 그와 비슷한 뒷모습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하지만 모두 ..
2024.05.15 -
[SR] 푸른 하늘의 꿈 2화. 칠석의 시간
[알카이드]알카이드 달은 하늘이 부리고, 물의 기운은 달이 되지. 해와 달, 오성이 동행하니, 음력 초하루 아침엔 동쪽을 보게 될 것 같군. 오늘 밤 별자리와 달무리를 보니, 달의 주인이 그게 기뻐하는 모양이 야. 오늘 밤은 아주 좋은 날이 되겠구나. 어쩌면 귀한 손님 이 오늘 밤 찾아오실지도 모르겠군. 오셨습니까, 로지타 님? [로지타]어떻게 아셨어요? [알카이드]월궁 한 모퉁이가 비어 있었어요. 달에 사는 사람이 필시 몰래 도망쳐 나은 거겠죠. 그 비밀은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알카이드는 가끔 날 헷갈리게 해요. 우리 둘 중에 대체 누가 진짜 신선인지 모르겠네요. ...많이 자랐네요. 며칠 전에 봤을 때보다 키가 훨씬 더 컸어요. [알카이드]...... 우리의 시간은 완전히 다르다. 하늘의 하..
2024.05.15 -
[SR] 푸른 하늘의 꿈 1화. 물속의 달
[동료]밤새 한숨도 못잤더니 오늘은 유난히 정신을 못 차리겠군. 아이고, 우리 같은 사람은 항상 낮에는 숨고 밤에만 나오니 방법이 있나. 그래도 알카이드, 자네는 젊어서 그런가 매번 당직을 서도 꽤 기운이 넘쳐 보이는군. 사천감으로서 밤낮으로 달과 별을 동무로 삼는 것뿐입니다. 역법을 편찬하고, 군주의 땅에서 재앙을 없애고, 길함을 따르며 화는 피하는 것이 사천감이 해야 할 일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별자리가 가물가물해 변화를 예측하기가 힘들군요. 인간이 일생을 바쳐 찾아 낸 것도 찰나에 불과하지요. 그래서 전 이 반짝이는 달과 별 위로 아름다운 천궁이 서 있고, 인간은 쉽게 닿을 수 없는 천인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하하, 우리 사천감 중에 가장 앞날이 밝은 알카이드가... 이런 달나라 전설을 믿다..
2024.05.15 -
알카이드 편 7화. 칠석 인터뷰
Q. 칠석 인터뷰에 응해주신 알카이드 님께 감사드립니다. [알카이드]별말씀을요. 저도 우리 로지타 후배님을 집 밖으로 꺼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지금 이렇게 같이 손을 잡고 있네요. Q. 로지타 작가님의 칠석 만화를 보셨나요? [알카이드]네, 정말 좋았어요. 이번 생에 소원은 늘 함께 하며, 해마다 만나는 것이다... 달과 별이 함께하듯, 영원히 함께하는 건 최고의 결말이에요. Q. 만화가 계속 연재된다면, 어떤 스토리를 보고싶나요? [알카이드]작가가 써내려가는 스토리는 다른 사람에게 좌지우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전 작가의 평범한 독자 중 하나일 뿐이에요. Q. 다음에도 만화의 주인공이 되어주실 생각이 있나요?(칠석 특집 단편 만화의 인기가 굉장했어요!) [알카이드]우리 로지..
2024.05.15 -
알카이드 편 6화. 도려낸 마음
예전에 그렸던 내용이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하자, 절로 한숨이 나왔다. 작년의 나는 참 가슴 아픈 스토리를 좋아했나 보다. 구천의 선인은 인간 세상의 청년에게 감동하여, 그를 보기 위해 몇 번이나 지상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움직인 청년은 정작 소리소문없이 종적을 감췄다. 그녀는 속세에 남아 해가 지나고 또 지나도 그를 찾아다닌다. 강산이 몇 번이나 변했고, 청년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그를 찾아 헤맨다. 백 년 뒤, 달빛을 사모하던 청년이 드디어 하늘에 오른다. 그러나 월궁에는 텅 빈 적만 만이 가득할 뿐, 그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신선의 눈을 가지게 된 청년은 오직 하나만을 바라보고 다짐하는 바보 같은 과거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기나긴 꿈..
2024.05.15 -
알카이드 편 6화. (대화)
[길가의 노인]아가씨, 알카이드 님의 행방을 묻고 다닌다면서? [로지타]네, 할머니. 어디로 갔는지 아세요? [길가의 노인]나도 잘 몰라. 하지만... 알카이드 님을 찾게 되면 나한테도 알려주졌나? 내 딸을 알카이드 님한테 시집 보내고 싶어서 말이야. [길가의 아저씨]안 돼, 아가씨. 절대 알려주지 마. 알카이드 님은 우리 집 사위 삼을 거라고! [로지타](어느 틈에 들은 거야. 다들 남 에기를 좋아하나 봐...) [길가의 노인]그럴 수는 없지! 알카이드 님이 내 딸과 혼인하시면,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비녀도 아이한테 물려줄 거고... [길가의 아저씨]웃기는군. 알카이드 님은 우리 집 사위예요! 내 딸과의 혼례식 때 입을 옷도 다 짜놨다고요! [길가의 노인]자네야말로 웃기는 소리 하지 마! [길..
2024.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