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28. 13:08ㆍ이벤트 스토리-2022/여경서
다음으로 들를 곳은 연병장이었다.. 깃발, 활, 북소리... 여긴 거의 영화 세트장처럼 보이는데? 공터에 있는 체험 프로그램은 활쏘기 체험으로, 전통의상을 입은 관광객들이 과녁 앞에 서서 기대에 차 있었다.
[로지타]
출궁은 품에 안긴 달과 같고, 평전은 줄에 매달린 저울과 같네. 루 소장군, 활을 당겨보지 않겠어요?
알카이드의 시선이 맞은편의 과녁에서 내게로 옮겨왔다.
[알카이드]
장군의 복장을 했는데, 왜 '소'라고 부르는 거야?
[로지타]
음… '소'라고 하면 좀 더 친근하고 귀엽잖아요… 만약 그게 장군이라는 호칭이랑 안 어울린다고 느껴지면… 루 작은 오라버니는 어때요?
[알카이드]
음… 우리 누이께서는 장난을 좋아하는 듯 하네.
내 손이 살짝 떨려서 방금 건네받은 전통 활을 거의 놓칠 뻔했다.
-
한참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우리의 차례가 되었다. 직원이 우리에게 활 쏠 때 사용하는 가죽 손가락 보호대를 건네고 자세와 착용 방법을 알려주었다.
[로지타]
생각해보니, 전에 활쏘기 가게에서 배운 적이 있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선배님이 가르쳐주신 건 거의 다 잊어버렸어요…
[알카이드]
괜찮아. 이번에 쓰는 건 전통 활이라 조작 방법이 다르거든. 나도 '초보자'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알카이드는 아까 직원이 설명해 준 요령을 다시 한번 차근차근 알려주었다. 나는 활과 화살을 받아들고 팔을 뻗어 활을 당길 준비를 했다. 알카이드는 몸을 살짝 틀어 내 손목을 살며시 잡았다.
[알카이드]
활을 당길 땐 조급해하지 마.
[로지타]
무의식적으로 전에 선배님이 가르쳐주신 동작을 따라 하려 했어요.
[알카이드]
이전에 배운 활쏘기 동작에 익숙해져서 그럴 거야. 천천히 적응하면 돼, 긴장 풀고.
[로지타]
네.
나는 활을 손에 쥐고 활에 새겨진 구불구불한 무늬와 활을 당길 때의 강도를 느꼈다.
[알카이드]
팔꿈치를 낮추고, 손목을 높여야 해.
알카이드는 내 뒤로 돌아와 나를 감싸 안으며 자세를 바로 잡아주었다. 아마 알카이드의 복장과 활이 너무 잘 어울렸던 탓인지 원래 시끄럽던 사람들의 소음이 잦아들고, 많은 시선이 이쪽으로 쏠렸다.
전통 활의 장력이 강해서 화살의 깃을 활시위에 고정하고 활을 가득 당길 때, 손에 느껴지는 진동이 전해졌다. 하지만 이럴수록 더욱 팔을 안정시켜야 한다.
'슝' 소리와 함께 화살이 시위를 떠나 과녁 한가운데에 정확히 꽂혔다. 따뜻한 손길이 내 손등에 닿고, 사람들의 환호 소리가 다시 귀를 가득 채웠다. 알카이드는 가볍게 웃으며 내가 꼭 쥐고 있던 손가락을 천천히 펴고, 내 손을 그의 손 안에 감싸 넣었다.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로지타]
이런 활 솜씨로 초보자라고요? 분명 연습장에서 사람들 가르치는 실력이잖아요.
[알카이드]
그만큼 내가 잘 가르쳤다는 거지. 로지타도 꽤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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