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광장

2025. 1. 9. 23:57신운기원/경칩 편 (알카이드)

[조심하십시오. 주변에 숨어 있는 기계체는 당신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나는 이전에 발견했던 '경화자'와 '벌레' 조직의 차이가 이 순간 묵묵히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자신의 의식을 유지하든 아니든, 학자의 시선을 받는 모든 사람은 본능적으로 그의 눈길을 피하려는 듯했다.  

 

‘마치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

 

 이런 생각과 함께,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그의 시선과 마주쳤다.

 

[학자]  

...

 

[로지타]  

...

 

 그것은 환영과 마주할 때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내 심장은 거의 즉시 북처럼 울리기 시작했고, 학자는 시선을 돌렸다. 그는 목소리가 차분하게, 직접적으로 말을 꺼냈다.

 

[학자]  

타워는 이전 카지노에서의 이상한 움직임에 대해 매우 관심이 많다. 기회가 왔으니, 직접 나서라.  

 

 중앙 광장 전체는 침묵에 잠겨 바람 한 점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만약 학자가 전에 내게 주었던 시선이 차분하고 평등한 관찰이었다면, 지금은 그 시선은 온통 '벌레들’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나는 학자가 나를 바라볼 때마다 떨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카지노에선 그렇게 편안한 분위기였는데. 이렇게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솔직히, 나를 도왔던 경화자들이 보이는 냉정함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하지만 '동료'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암묵적인 보호의 기운에, 나는 그저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서서히 지나가고 몇 초가 흘렀을 때, 학자의 인내심은 이미 바닥난 듯 보였다.  

그가 다시 재촉하려 하자-

 

[학자]  

보아하니, 또 다시 내가 나서야 하겠군.

 

 이번에는 주위에 숨겨진 기계체들이 이전보다 훨씬 더 많고, 더 강력했다. 그들이 동시에 한 걸음 내딛자, 중앙 광장은 인간 ‘같아보이는’ 이 기계체들로 뒤덮일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내 앞의 기계체가 폭발적으로 쓰러질 때, 주변 모든 사람들은 침묵에 빠졌다. 학자의 그림자는 이미 내 앞에 멈춰 있었다. 그의 얼굴을 마치 탐욕스럽게 그려보던 나는, 이내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을 건넸다.

 

[로지타]  

찾으셨군요.  

 

 행동을 결심한 순간부터 이상 숨길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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