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이드 편 1화. 천재소년

2024. 5. 14. 13:28이벤트 스토리-2024/세인트셀터 마법학원

[예언서[

잠깐, 이 학생은 특별해. 그러니 그와 접촉하기 전 네게 몇 가지 주의사항을 알려주지.

 

 바쵸는 힘차게 숨을 들이쉰 뒤, 엄청난 양의 연기를 뿜어냈다. 연기가 공중에 모이더니 마치 화면처럼 모여들었다. 햇빛 아래 푸른 식물 사이로 산들바람이 불어오고, 그 가운데 옅은 금발의 소년이 책상에 앉아 책을 넘기고 있었다. 그는 꼿꼿히 편 허리와 함께 집중한 얼굴로 책을 바라보고 있었고, 고요함이 그를 감쌌다.

 

[로지타]

그가 제 학생인가요? 특별한 점은 없는 것 같은데....

 

[바쵸]

좀 더 자세히 관찰해보게.

 

 나는 눈을 크게 뜨고 화면에서 다른 정보를 찾으려고 했으나, 바람에 흔들리는 그의 머리결에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로지타]

그는... 아름답네요.

 

[바쵸]

......종이!! 종이접기!! 그의 주위에 있는 물건이 모두 종이로 이루어진 걸 눈치채지 못했나?

 

 바쵸의 말을 듣고보니 그제서야 이 위화감의 원인을 찾아냈다. 소년 앞의 탁자, 의자, 그를 둘러싼 초록색 식물들은 모두 부자연스러운 색감을 갖고있었고, 그 질감은 마치 종이와도 같았다. 

 

[로지타]

...종이 접기 마법. 원리는 종이접기랑 비슷하지만....

 

마법...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종이 접기 마도사'는 종이 접기와 관련된 마법으로, 모든 물건을 종이로 바꿀 수 있는 다소 하찮은 주문이다. 바쵸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바쵸]

맞네. 그가 사용하는 마법은 종이접기 마법이야. 자네는 학교에서 이 마법을 배운 유일한 선생이니 그를 키우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지.

 

[로지타]

...잠깐만요. 그는 순전히 재능만으로 마법을 쓸 수 있는 것 같은데 제가 뭘 가르쳐야 한다는 거죠?

 

 나는 화면 속 가득한 종이접기를 가리키며 항의했다.

 

[로지타]

그의 실력이면 오늘 입학해서 내일 졸업해도 된다구요1

 

[예언서]

그의 마법이 뛰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자네가 필요해. 로지타, 그는 재능있는 아이야. 하지만 때로는 천재가 저주가 될 떄도 있지.

 

 예언서의 안타깝다는 말투에 바쵸는 고개를 저었다.

 

[바쵸]

그는 예언서가 일대일로 가르쳐 온 아이로, 생명체를 포함해 접촉하는 모든 물건을 종이로 만드는 재능이 있지. 우리는 자네가 그에게 마법을 전수해주길 바라며...

 

[로지타]

잠깐만요! 그렇다면 예언서가 계속 그를 가르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바쵸]

예언서는 본질적으로 종이일 뿐이지. 그에겐 살아있는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다네. 자네도 알다시피 외로움은 사람의 마음을 검게 만들지.

 

[로지타]

.......

 

[바쵸]

세인트 셀터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생이여! 아름답고 착하며 강하기까지 한 자네말고 누가 이런 고난이도의 작업을 맡길 수 있는지 모르겠군~

 

[로지타]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그에게 인사하러 가도 될까요?

 

 예언서와 바쵸의 허락으로 나는 소환마법을 실행했다. 연기 화면 속 작은 소년은 부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그는 당황한 기색조차 없이 그저 손을 휘저어 바닥을 한순간에 적당한 크기의 종이비행기로 만들었고, 그 비행기를 타고 화면 밖으로 날아갔다. 이내 그 비행기는 성 밖에서 부터 날아와 내 앞으로 착륙했다.

 

[소년]

......

 

 우리는 숨을 죽인 채 그를 바라보았다. 소년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예언서와 바쵸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소년]

만능서 할머니, 바쵸 교장선생님. 안녕하세요.

 

 그러고선 고개를 돌려 나를 관찰하듯 바라보았다.

 

[소년]

당신이 제 선생님인가요? 안녕하세요. 종이 비행기에 데려다주셔서 감사해요.

 

(정말 딱딱한 인사방식이네...)

 

[로지타]

안녕. 저는 로지타라고 해요. 앞으로 당신의 전담 선생님이 될 거에요.

 

 나는 손을 내밀어 악수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비행기 한 구석의 종이가 찢어져 내 손을 가볍게 감싸며 완벽한 장갑이 되었다. 이건 그를 안심시키기 위한 작은 선물인 셈이다. 그러나 그는 내 악수를 받아주지 않았다. 내 손을 빤히 바라보던 그는 얌전하교 예의바르게 자신을 소개했다.

 

[알카이드]

저는 알카이드예요.

 

 나는 어쩔 수 없이 손을 거두었다.

 

[로지타]

그래요. 꼬마 마법사 알카이드 씨. 저랑 함께 기숙사 둘러보지 않을래요?

 

 알카이드는 머뭇거리며 예언서를 바라보앗고, 예언서의 부드러운 허락이 떨어지자 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발을 떼려는데, 내 머리 속으로 바쵸 교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쵸]

힘내요 마녀 교사여. 이 몸은 자네가 임무를 무사히 완수할 수 있다고 믿네...

 

......그러길 바라네요 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