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15. 12:15ㆍ이벤트 스토리-2024/세인트셀터 마법학원
알카이드가 천재라는 건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의 학습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종이접기로 물건을 만드는데 있어 나를 포함해 학원의 그 누구도 그를 뛰어넘을 수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그는 이제 종이접기로 거의 모든 무생물을 만들 수 있었다. 예를 들먼...
지금 내가 바라보고있는 이 실내의 종이 접기 목마와 종이 접기 옷장, 외부의 종이 접기 분수와 종이 접기 파빌리온을 휩쓸었고 학원 일상의 질이 크게 향상되었음을 느꼈다. 1
[학생 A]
선생님, 선생님~!
열린 문 사이로 어린 학생이 머리를 뺴꼼 들이밀었다.
[학생 A]
알카이드를 잠깐 빌리고 싶은데~
[로지타]
또 무슨 일이죠?
물론 알카이드의 종이접기는 나뿐만 아니라 학원의 일부 교사와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었다. 장비 손상에서 창고 물건 분실까지.... 종이접기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알카이드(그리고 그의 마법)은 갑자기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화분에 물을 주던 알카이드는 학생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기분 좋은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학생 A]
헤헤~ 저희 비행 수업 중인데 학원 시계가 고장나서 수업벨이 안 울려서 말이죠. 알카이드한테 부탁해서 바꿔달라고 하려 했는데~
알카이드가 대답하기 전 나는 미간을 찡그렸다.
[로지타]
수리 담당 선생님은요?
[학생 A]
최근 다른 학교에서 대회를 열었는데 한 학생이 통제불능이 되어버려서 건물 3개를 터트려버렸단 말이죠~ 수리 담당 선생님은 거기 가서 복원을 돕고있다고 했어요.
[로지타]
알카이드, 다시 생각해보는 건 어떤가요?
[알카이드]
괜찮아요. 할 수 있어요.
알카이드는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거부하지 않았다.
[알카이드]
곧 돌아올게요. 통제불능이 될 일은 없으니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그 차분한 얼굴은 설득력이 강했다. ...됐어. 신경쓰지 말아야지.
알카이드는 30분도 채 안되는 시간에 문제를 해결했고, 아까의 학생과 함께 돌아왔다.
[학생 A]
알카이드의 마법은 대단해~ 시계는 완벽하게 고쳐졌어요. 선생님, 알카이드. 고마워요. 저 먼저 가볼게요~
여학생이 가볍게 떠나는 걸 보며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로지타]
알카이드, 다른 사람을 돕는게 즐겁나요?
알카이드는 머뭇거렸지만, 그의 맑은 눈동자에는 답이 있는 것 같았다. 그는 타고난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었지만 , 그는 여전히 내가 가르쳐 준 마법만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타인과의 접촉이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고, 타인에게 자신의 진짜 모습이 보여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그는 여전히 투명한 집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한숨을 쉬며 바람에 날린 알카이드의 머리를 가지런히 정리해주었다.
[로지타]
외롭지 않니?
[알카이드]
생물제작법 진도가 너무느려요. 빨리 살아있는 걸 만들어 저와 함께 할 수 있다고 한다면 걱정을 좀 덜어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로지타]
사과 하지 않아도 돼. 내가 최선을 다하지 못한 탓이지. 내가 본 학생 중 알카이드는 가장 똑똑하고 뛰어난 아이야. 선생님은 알카이드가 좋아.
알카이드에게 생물을 만드는 마법을 가르칠 때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똑똑한 그는 항상 실패했다. 종이 토끼는 두 번 뛰면 뻣뻣해지고, 종이 새는 항상 덫에 갇혔다. 가장 성공적인 성과는 알카이드 자신이 뛸 수 있는 곰돌이로 변했지만, 반나절도 채 가지 못하고 원래대로 돌아갔다.
[로지타]
수업 방식에 문제가 있는 걸까?
[알카이드]
선생님이 말슴하셨죠. 종이접기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싶다면 그것이 실제라고 온 마음을 다해 믿어야한다는 걸.
[로지타]
온 마음을 다해 믿지 않은 거야? 무슨 생각을 한 거니?
[알카이드]
......
알카이드는 내 눈을 피했다. 1년동안 그와 함께했다. 그가 뭔가 숨긴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로지타]
글쎄... 학생의 사생활을 염탐하는 건 좋은 선생이 아니지. 말하고 싶지 않다면 말하지 않아도 돼. 알카이드, 네가 할 수 있다고 믿어. 단지 시간의 문제지. 먼저 가보렴. 선생님은 요즘 악몽을 꿔서 말이지. 책을 좀 찾아보려고 해.
-
......꿈인가?
나는 제어할 수 없는 몸을 이끌고 침대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몽롱한 시야는 이 역시도 하나의 또 다른 악몽이라는 걸 일깨워줬지만, 발에 닿은 촉감은 생생할 뿐이었다.
굳게 잠긴 나무문을 열고, 짙은 안개가 감도는 숲을 지나 마법진 앞에 도착했다. 나와 똑같이 생긴 머리가 마법진 한가운데 놓여 무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알카이드]
선생님?
......!!
익숙한 침대,익숙한 수건... 마법진 따위는 온데간데 없고 나는 내 방에 누워있을 뿐이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알카이드가 서 있었다.
[알카이드]
일어나셨군요... 계속 불렀는데도 안일어나셔서...
나는 일어나 알카이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로지타]
괜찮아. 그냥 평범한 꿈일 뿐이야. 나 때문에 깬 거니?
[알카이드]
네. 가쁜 숨소리가 들려서 와봤어요... 핫밀크라도 드실래요? 주무시는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로지타]
내가 가면 되는 걸. 어린이를 부려먹어서야 되겠나요?
나는 알카이드의 볼을 꼬집고선 그의 등을 토닥이며 진정시켰다.
[로지타]
자, 다시 자러 가볼까요?
[알카이드]
안녕히 주무세요, 선생님.
걱정 가득한 뒷모습으로 알카이드가 떠나는 걸 보며 문득 뭔가를 떠올렸다. 방문은 닫혀있었는데 알카이드는 어떻게 내 숨소리를 들었지? 게다가 문은 안에서 잠겨있었는데... 어떻게 들어온 거지?
...잊어버리자. 내가 예민한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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