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12. 19:00ㆍ이벤트 스토리-2021/블루 아일랜드
우리의 목적지는 페이먼트 섬 리조트다. 여행 잡지에서도 여러 번 소개된 곳으로,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과 리조트가 있고 스쿠버 다이빙도 즐길 수 있다. 우리는 '오선 스타' 크루즈를 타고 섬으로 향했다. 이 배는 각종 놀이 시설이 구비된 대형 크루즈로, 항구에 정박한 후에도 섬 부근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배를 구경하면서, 루카스 선배가 시킨 '그림 소재 모으기' 과제나 열심히 해야겠다.
함께 크루즈를 타고 여름 캠프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기에, 풀장에는 낮익은 얼굴이 여럿 보였다.
[벤자민]
어라, 너도 왔구나? 수영하러 온 거야?
[나]
루카스 선배가 그림 소재를 모아오라고 해서요...
[벤자민]
고생이 많네. 하아, 쉬운 게 없다.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데 이게 무슨 방학이람... 이럴 때마다 아인처럼 이런 일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부럽더라...
[나]
왜 신경을 안 써도 된다는 거예요?
[벤자민]
그거야, 아인이니까.
일리가 있는 말이다. 아인은 학점도 신경 안 쓰고 협조할 생각도 없는데 이 여름 캠프에 억지로 참가했다 는 건가? 아인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섬에 도착하면 만나게 되겠지, 뭐...
-
워터 슬라이드를 지나는데 눈에 익은 그림자 하나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나]
피터!
내 시선을 느낀 건지 피터가 고개를 돌려 내게 인사했다.
[피터]
같이 놀래?
나는 고개를 저었다. 피터는 또 한 번 워터 슬라이드를 탔다. 이번에 내려올 때는 일부러 큰 물보라를 일으키며 손으로 내게 물을 뿌렸다.
[피터]
정의의 사도 나가신다!
[나]
......
다행히 워터 슬라이드는 설계가 잘 되어 있어 내게 물이 튀진 않았지만, 참지 못하고 저 개구쟁이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나]
피터! 한 번만 더 해봐!
[피터]
물이 튀지도 않았잖아! 잠깐, 난 그렇게 어리숙하지 않아. 어린 에들이나 괴롭히면서 관심을 끄는 거지.
[나]
그럼 성숙한 피터 씨, 당신이 절 공격한 이유 좀 말해 주시겠어요?
[피터]
내 뛰어난 조준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랄까?
그렇게 말한 피터는 갑자기 워터 슬라이드 옆에서 거의 자기 키만한 노란색 물총을 받쳐 들었다. 저런 큰 물총은 어디서 가져온 거지?
[???]
그거 내려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보니, 로샤가 보였다. 그는 가법게 그 노란색 물총을 넘겨받고는 자신의 어깨에 걸겠다.
[나]
로샤, 그 물총...
[로샤]
이 말썽꾸러기 꼬마를 대신해 사과하지. 하지만 이건 내 물총이야.
그는 유쾌하게 인정하고는 피터를 돌아봤다.
[로샤]
지금 당장 얌전히 방으로 돌아갈 건지, 아니면 누나랑 같이 다니다가 방으로 돌 건지, 하나만 선택해.
[피터]
당연히 후자!
피터는 '이렇게 좋을 수가'라는 표정으로 단숨에 대답했다. 역시나 활기 가득한 꼬맹이를 방에 가두기란 쉽지 않다. 나는 미심쩍어하며 로샤를 쳐다보았지만 그는 웃기만 했다.
[로샤]
좋아, 네가 선택한 거니 후회하지 마.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라고. 뭐, 오히려 그쪽이 더 가혹한 벌이 되겠지만.
로샤는 능글맞게 윙크하며 나를 쳐다봤다.
[로샤]
협조해 주겠어?
[나]
좋아요.
로샤와 나를 번갈아가며 쳐다보던 피터는 우리 둘이 무슨 속셈인지 종잡을 수 없다는 듯 조용히 침을 삼켰다. 이내 우리는 정답을 알게 되었다. 로샤에겐 정말로 방법이 있었던 것이다. 그는 VIP 푸드존에서 여러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가져왔다. 매번 두 개씩 가져왔지만 내 것만 있고 피터의 것은 당연히 없었다. 거기다 그는 우리에게 집라인을 타러 가자고 했다. 카와 나이 제한이 있는 어트랙션 이었는데, 이곳 직원이 '아동 돌봄' 서비스까지 제공했다.
[피터]
아, 진짜... 그냥 방으로 데려다줘!
로사는 말썽꾸러기 꼬마를 상대하는 데 능숙하다니까... 나는 피넛 그런지 아이스크림을 물고 여름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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