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격렬한 전투

2024. 5. 12. 15:30다음 역, 에덴/사냥매 (카이로스)

[Warning]
에덴 관리 시스템(MSE): 방랑자가 곧 습격합니다.

황급히 자리에서 일이나 문을 열고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문을 열자 방랑자가 내게 달려들었고, 나는 그림소울을 소환해 맞서 싸웠다.

 

-

 

 오늘 밤의 방랑자들은 확실히 만만치 않았다. '방랑자'라고 불리는 괴물은 온몸이 뼈로 된 칼날로 이루어져 있어서, 닿는 즉시 상대를 죽음으로 몰고 갈 수 있었다. 거미처럼 생긴 다리로 버티고 선 상반신은 깃털을 덮은 인간의 모습에 가까웠다. 게다가 어눌하게 중얼거렸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사람의 말 같기도 했다. 난 모든 그림 소울에 마법을 쏟아부으며 눈앞의 괴물들을 쓰러뜨렸다. 

 잠깐 휴식을 취하는 동안, 뒤에 있는 에린과 클라우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

'방랑자'는 대체 어떤 녀석들이야? 모래 괴물보다 강한 데다, 이상한 소리를 중얼거리던데... 게다가 '방랑자라는 이름도 꽤 문학적이잖아. 에덴의 주인은 괴물에게 왜 그런 이름을 지어준 거지? 

 

 클라우드는 입을 여는가 싶더니, 결국 에린의 눈치를 살폈다. 

 

[클라우드]

역시 에린 누나가 이야기하는 게 좋겠어. 

 

[에린]

방랑자의 정체가 뭔지는 중요하지 않아. 놈들은 강한 데다, 살아 있는 건 뭐든 공격해. 방심하면 안 돼. 날이 밝으려면 아직 멀었어. 정신 바짝 차리자. 

 

-

 

 예상이 맞았다. 이번 전투의 핵심은 중간에 있는 지 지휘관이었다. 새의 모습을 한 괴물은 깃털로 된 긴 머리카락과 뼈로 이루어진 칼보다 예리한 깃털 무기를 지니고 있었다. 저 녀석이 다른 괴물들을 부리는 역할인 게 분명했다. 저 녀석만 쓰러뜨린다면 상대의 전선은 무너질 것이다. 

 난 모든 그림 소울의 타겟을 가운데에 있는 저 녀석으로 정한 뒤, 구석으로 몰며 필살의 일격을 가했다. 

 그림 소울의 모든 마법이 깃든 일격이 녀석의 심장을 관통했다. 그렇게 전투는 끝이 났다.

 이런...! 괴물이 쓰러지면서 자신의 날카로운 깃털을 내게 매섭게 날렸다. 

그와 동시에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카이로스는 바이크에 몸을 실은 채, 재빨리 이동하며 괴물의 날개를 명중시켰다.

 

[카이로스]

방심했군. 역시 넌 전투 경험이 부족해. 

 

[나]

고마워요...

 

[카이로스]

손 내밀어봐.

 

잠시 멍하니 있던 나는 순순히 손을 내밀었다. 

 

[카이로스]

다른 손.

 

다른 손을 내밀었다. 그가 뭘 하려는 건지 몰라, 괜히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내 카이로스는 내 팔목을 쥐곤 슬쩍 살펴봤다. 

 

[카이로스]

상처는 심하지 않군. 그린 아일랜드에 같이 가주지. 

그린 아일랜드에 가자고 하는 건, 내 손에 난 상처 때문일까? 

 

[나]

원래 거기에 갈 생각이었어요? 

 

 내 질문에 카이로스는 대답하지 않은 채 눈썹을 찌푸렸다. 

 

[카이로스]

샘물은 쓸모가 있으니 챙겨둘 생각이었어. 

 

말을 마치자, 통신기에 메시지가 떴다. 

[Warning]
에덴 관리 시스템(MSE): 방랑자가 철수했습니다. 안전 시간에 진입합니다.

에덴 관리 시스템(MSE): 에덴 관리 시스템(MSE)은 거주 구역과 알림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현재 시각은 오전 5시입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남은 공격시간 241199

 

 

241199

241198

241197

 

 카운트다운은 우리의 밤이 끝났다는 걸 알려주는 듯했다. 에덴의 주인이 정한 마지막 시간까지 이제 이틀하고도, 19시간이 남았다. 

 

[나]

고마워요, 카이로스. 

 

 카이로스가 가법게 한숨을 내쉬곤, 곁에 있는 바이크를 가리켰다. 

 

[카이로스]

가자. 데려다줄게.

 

삐빅, 버그 감지.

'다음 역, 에덴 > 사냥매 (카이로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7화. 장미  (0) 2024.05.12
6화. 그린 아일랜드  (0) 2024.05.12
4화. 결심  (0) 2024.05.12
3화. 힘과 대가  (0) 2024.05.12
2화. 방랑자 등장  (0) 2024.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