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세편 2화. 훈련생들

2025. 3. 27. 16:56이벤트 스토리-2022/아득한 앞길

제국에 붙잡힌 여행자…… 같은 여행자인 나로서는 이 소식이 조금 불안하게 들렸다.  

나는 그들의 대화를 몰래 들으며, 관련된 소식을 더 알고자 했다.  

 

[수은]  

이런 얘기는 여기서 하지 말고, 들어가서 수업이나 듣자.  

 

수은이 신중하게 상기시켰고, 라이트는 얼굴을 찌푸렸지만 반박하지 않고 곧장 옆의 교실로 들어갔다. 여행자가 체포된 일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나는 계속 그들을 따라갔다.  

 

성선(星船) 조종 수업 교실은 예상과 크게 달랐다.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공간이 넓게 펼쳐졌고, 높고 광활하게 확장되어 있었다. 공중에는 훈련생들의 좌석이 떠 있었다. 그들의 좌석은 하나하나가 흰색 구형 의자였고, 착석하면 훈련생들 앞에는 조작 버튼이 가득한 투명한 평면이 나타났다. 그것이 그들의 모의 조종 패널인 듯했다.  

 

두 사람은 자동으로 움직이는 흰색 계단을 올라 가장 앞쪽 좌석으로 향했다. 누군가의 좌석을 지날 때, 라이트는 놀림을 받았다.  

 

[어떤 훈련생]  

네가 또 앞줄에 앉을 용기가 있냐? 또 졸다가 걸리면 정말 우스꽝스러울 거야.  

 

[라이트]  

하, 내가 밤새 자도 실습 연습에서 널 박살 낼 수 있어. 두고 보자고.  

 

수은이 라이트의 소매를 잡아당겼고, 라이트의 말에 얼굴이 새하얘진 그 훈련생에게 조용히 사과했다. 그들이 자리에 앉자마자 수업이 시작되었다.  

 

솔직히 말해, 라이트를 이해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적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는 생각으로 몰래 수업을 들었지만, 강사의 단조로운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졸음이 쏟아졌다.  

 

[강사]  

이제 실습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라이트가 몸을 바로 세우는 것이 보였고, 훈련생들은 실습에 돌입했다. 좌석이 마치 밀폐 상태에 들어간 것처럼 교실은 고요해졌고, 좌석이 가끔 허공에서 진동하는 소리만 들렸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강사]  

자, 실습이 종료되었습니다. 이번 실습 성적을 발표하겠습니다. 이번에도 1등은 수은 군입니다.  

 

훈련생들의 시선이 모두 수은에게 쏠렸고, 라이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사]  

원래는 라이트 군도 1등을 다툴 수 있었지만… 악의적 충돌과 아군 모의 성선을 파괴한 관계로 자격 박탈입니다.  

 

라이트가 앉은 좌석이 자동으로 밀폐되었고, 한동안 추가로 작동했다. 이는 여기서 흔히 있는 징계 방식인 듯했고, 사람들은 익숙한 듯 수업이 끝나자 곧 흩어졌다.  

 

교실 문 앞에서는 라이트가 파괴한 함선을 운용한 그 훈련생이 다른 몇몇 동료들과 함께 키득거리고 있었다.  라이트는 말없이 그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았다.  

 

[훈련생]  

여기서…… 싸움은 금지야! 진짜로 싸우고 싶으면 결투장에서 보자고!  

 

[라이트]  

내가 못 할 것 같아?  

 

수은이 뒤따라와 라이트의 팔을 잡고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라이트는 수은을 보지 않은 채, 그 훈련생을 툭 밀쳐냈다.  

 

[라이트]  

살아남을 날이나 세어둬, 쓰레기야.  

 

[훈련생]  

너…!!  

 

라이트는 성큼성큼 걸어가며 다른 사람들을 멀리 따돌렸다. 수은도 빠르게 따라가 두 사람은 무인 휴게실에 들어섰고, 수은이 말을 꺼냈다.  

 

[수은]  

라이트, 우리 앉아서 얘기하자.  

 

라이트는 대답하지 않고 바에서 투명하고 무색의 액체를 한 잔 집어 들고는 한 테이블에 앉았다.  

 

[수은]  

우리가 처한 상황을 알잖아. 훈련 기지 안이라고 해도 보복 암살이 없는 게 아니야…더 신중해야 해.  

 

[라이트]  

난 이미 말했어. 날 죽이려면 직접 오라고.  

 

수은이 묵묵히 한숨을 쉬고 파란색 액체가 담긴 잔을 하나 들었다.  

 

[라이트]  

네가 정말 '우리의 처지'를 안다면, '더 신중해야 한다' 같은 멍청한 소린 하지 말아야지. 제국의 훌륭한 군인이 되려면, 자신을 증명하는 최고의 방법이 모든 사람을 결투장에서 넘어뜨리고, 필요하다면 죽이는 거 아냐?  

 

[수은]  

그건 지금 우리가 할 이야기가 아니야……  

 

수은은 손에 들었던 잔을 내려놓고 시선을 피했지만, 라이트의 집요한 추궁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라이트]  

그런 각오도 없이, 어째서 그분의 눈에 띄길 바라는 거야?  

 

수은이 씁쓸하게 웃었다.  

 

[수은]  

알아, 넌 분명 '별의 제독'의 눈에 띌 거야, 라이트.  

 

별의 제독?! 이 오랜만에 듣는 이름에 나는 놀라 고개를 들었고, 라이트의 반응은 나보다 더 격렬했다.  

 

[라이트]  

야! 미쳤어? 감히 그 이름을!

 

라이트는 스스로 말끝을 끊고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본 후 무심결에 한숨을 내쉬었다.  

 

[라이트]  

내가 당연히 인정받을 거야, 내가……  

 

이렇게 말한 뒤, 라이트는 수은을 한 번 쳐다보고는 갑자기 잔에 든 액체를 단숨에 들이켰다.  

 

[라이트]  

이 얘기는 그만하자, 재미없어. 다른 얘기를 하자. 그 중죄를 저지른 여행자가 곧 여기로 이송될 거래. 여행자란 건 참 우습지. 높은 사람들은 충분히 자비로워서 그들에게 제국에 충성할 기회를 줬는데, 결국 그들은 배신하잖아.  

 

라이트가 이렇게 말할 무렵, 기지 외곽에서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수은이 기지 정문 쪽을 바라봤지만, 라이트는 돌아보지 않았다.  

 

[라이트]  

밖에 별일 없을 거야. 아마 그 반역한 여행자가 도착했겠지.  

 

[수은]  

안 가볼 거야?  

 

[라이트]  

그럴 필요 없어. 누군지 이미 알고 있거든—— '사냥꾼', 요운. 물론, 지금쯤 감방에 갇혀서 그를 감시할 사람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라이트는 비웃음 섞인 웃음을 지었다.  

 

[라이트]  

반역자의 당연한 결말이지.

'이벤트 스토리-2022 > 아득한 앞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세편 1화. 기지  (0) 2025.03.27
초심자 안내  (0) 2025.03.27
프롤로그  (1) 2025.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