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11. 23:42ㆍ신운기원/경칩 편 (알카이드)
총알이 가슴을 강타했다. 충격과 충돌, 폭발의 여파가 가득했다. 거대한 기류가 나를 뒤로 밀어냈고, 익숙한 가슴팍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학자]
로지타!
귀에는 폭발 이후의 날카로운 소음이 가득 차 그의 목소리를 분간할 수 없었다. 극심한 고통이 내 모든 생각을 차지했고, 무수한 생각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나는 이를 붙잡으려 애썼다.
익숙한 광경이 떠올랐다. 지금 이 상황은 내가 한 번 본 적 있는 가능성 중 하나와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이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나는 손을 뻗어 알카이드의 옷깃을 잡았다.
[로지타]
상황이… 이상해요.
가슴 속에서 나오는 한 음절 한 음절이 마치 불길에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심한 어지럼증이 밀려왔지만, 나는 의식을 겨우 붙잡으며 결론을 내렸다.
[로지타]
이건… 함정이에요.
어떻게 누군가가 내가 알카이드와 즉흥적으로 이곳에 올 거라는 것을 정확히 알아챘을까? 반란군을 동원해 이 상황을 만들어낸 자는 누구일까? 이 함정은 누가 계획했고, 누구를 겨냥한 것인가?
알카이드는 이미 내 손을 꽉 잡았다. 내가 느낄 수 있는 것은 그의 떨리는 손바닥과 차가운 손가락뿐이었다.
[알카이드]
응, 알았어. …로지타.
그가 내 경고를 들었을까? 그는 이 모든 상황의 뒤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까? 확신할 수 없었다. 그의 눈에는 만물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슬픔이 비쳤다. 뜨거운 입맞춤이 내 손바닥에 떨어졌다.
[알카이드]
알겠어.
내가 마지막으로 희미하게 기억하는 것은 그가 나를 안고 일어섰던 순간이다.
알카이드는 눈을 감았다. 로지타가 가지고 다니는 청금석에는 숲의 영혼의 힘이 담겨 있어, 순식간에 장벽을 형성하여 그녀의 생명을 보호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총탄이 몸에 들어가는 순간, 그녀는 관통당하고, 피를 잃고, 죽을 것이다."
“등의 작열감은 가라앉지 않았지만, 이미 머릿속의 통증은 거기까지 미치지 못했다."
머릿속에 무수한 기억들이 솟구쳐들고 있어 뒤죽박죽인 굉음을 냈다.
[로지타]
괜찮아요?
[로지타]
제가 만지는 게 싫으신가요?
[로지타]
저는 어디 있었죠? 그때, 저는 어디에 있었던 거죠?
[카르]
조심해, 알카이드!
이번에 알카이드에게 날아온 총탄은 중간에 멈췄다.
다음 순간, 총탄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방향을 바꾸고 발사자 쪽으로 되돌아갔다. 마치 알카이드를 중심으로 자기장이 갑작스레 확장된 듯 보였다. 자기장에 닿은 모든 이들이 강한 반발력에 의해 외곽으로 튕겨나갔다. 총알은 스스로 폭발하며 불꽃을 터트렸고, 건물은 파괴되어 금속 조각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알카이드]
비켜.
그의 목소리가 차갑게 울리며 그를 제압하려던 도형이 산산조각이 났다. 아무도 그의 단호함을 막을 수 없었다. 로지타가 두른 팔이 무의식적으로 움찔거릴 때까지. 그녀의 머리는 그의 목 쪽에 기대어졌다.
[로지타]
알카이드…
알카이드의 움직임이 멈췄다.
[알카이드]
응, 여기 있어.
그녀의 잠을 방해할까, 그는 멈춰섰다. 로지타는 좀 더 편안한 자세를 찾아 그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그녀의 몸은 매우 가벼웠고, 그만큼 호흡도 가벼웠다.
[로지타]
필요… 없…
[알카이드]
응?
그의 주변으로 확산되던 자기장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의 망토는 부서진 조각들 사이에서 거칠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부드럽게 고개를 숙여 그녀의 말을 경청했다. 로지타는 미간을 찌푸리며, 혼수상태인 머리 속을 헤집듯이 말을 꺼냈다.
[로지타]
들어가지… 마요.
[알카이드]
아니, 너와 함께 함정을 깨부수고, 함께 이길 거야.
*입국 : ‘바둑을 입국하다’ 할 때의 입국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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