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11. 20:53ㆍ생일/2022
[로지타]
여기의 바람은 정말 좋네요.
[??]
그렇죠. 많은 학생들이 수업이 없을 때 이쪽으로 와서 바람을 쐬며 쉬곤 합니다.
나는 갑작스레 들려온 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 미소를 띤 그 남자의 모습을 본 알카이드는 순간적으로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나를 데리고 서둘러 그에게 다가갔다.
[알카이드]
시 선생님.
처음 알카이드가 자신의 스승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나는 그를 가르친 사람이 분명 그와 닮은 따뜻함과 안정감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눈앞의 이 사람은…
[시 선생님]
이곳의 바람은, 확실히 괜찮지. 왜냐하면…
그는 눈웃음을 지으며 알카이드를 한번 살펴보고는 시선을 나에게로 돌렸다. 그의 표정엔 ‘어떻게 장난칠까’라는 글자가 분명히 적혀 있었다. 알카이드는 잠시 멈칫하며 무의식적으로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지만, 나는 그보다 먼저 입을 뗐다.
[로지타]
여기 바람이 좋으니… 선생님의 자랑스러운 제자가 그의 여자친구를 다시 데려왔겠죠?
시 선생님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시 선생님]
하하, 알카이드가 어렸을 때보다 훨씬 솔직하군.
나는 이게 무슨 표현인지 알 수 없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로지타]
솔직하다고요? 알카이드 선배가 어렸을 때 그렇게 솔직했나요? 어떻게요?
[시 선생님]
말하자면 긴 이야기인데…
내가 시 선생님과 말을 주고받으며 빠르게 친해지자, 그 속도에 알카이드는 다소 놀란 눈치였다. 그는 우리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결국 체념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카이드]
……어차피 어릴 적 이야기니까, 제발 선생님의 ‘자랑스러운 제자’에게도 조금은 체면을 남겨주세요.
나는 그의 말에 잠시 웃음을 터뜨렸다.
[로지타]
그만하죠. 제가 더 캐묻지는 않을게요. 아무래도…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로지타]
우리 생일자에게는 조금의 여유를 드려야 하니까요.
‘생일자’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그의 생일임을 은근히 상기시키고 싶었지만, 시 선생님은 내 의도와는 다르게 아주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 선생님]
그래, 이제 합법적으로 몇 가지 증명서를 받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군.
[로지타]
증명서…요?
내가 당황스러워하는 사이, 알카이드는 이미 무슨 뜻인지 이해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카이드]
……로지타는 아직 어리잖아요, 선생님.
[로지타]
네? 그게 왜 저와…
말을 하다 중간에 문득 깨달았다.
오늘은 알카이드가 스물두 살이 되는 생일이고, 22살은 결혼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나이였다. 나와 알카이드가 각자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본 시 선생님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렇게 특이한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가다 보니, 우리 화제는 학창 시절의 이야기부터 천문학과 예술의 연결점, 그리고 "둘이 오늘 저녁에 어디서 먹을 거야"라는 주제로까지 널뛰었다.
[로지타]
시 선생님, 저희…
나는 알카이드가 보지 못하는 각도에서 선생님께 필사적으로 눈짓을 보냈다.
[시 선생님]
시간이 늦었으니, 너희는 들어가 봐라.
[알카이드]
…응?
[로지타]
네, 시 선생님! 또 뵙겠습니다!
알카이드가 무슨 말을 하기 전에 나는 그의 손을 잡아끌고 이번 캠퍼스 방문의 마지막 목적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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