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탈출, 그리고 불행한 소식

2024. 6. 18. 22:41다음 역, 에덴/사냥매 (카이로스)

​ 커다란 진동에 화들짝 잠에서 깼다. 


​[카이로스]

​일어나, 방랑자가 침입했어. 

 

[나]

지하 통로까지 쳐들어온 거예요? 

 

[카이로스]

​그래, 방랑자와 타락자가 에덴 전체를 점령했어. 중양관리실까지 단숨에 돌파해야겠어. 

 

[나]

가요!


-


 치열한 격전 끝에 나와 카이로스는 지하 통로를 지나 출구에 도착했다. 에덴 밖은 이미 날이 밝았지만, 방랑자와 타락자들로 뒤덮여 있었다. 

 

[나]

들켰어요, 공격해요! 


-

 

 우리는 길거리에서 몇 차례의 전투를 치렀다. 적들과 맞서 싸우면서 중앙 관리실을 향해 이동했다. 그리고 마침내 에덴의 중앙광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른 능력자들을 피해 집 뒤편으로 조용히 숨어든 뒤 주변을 의식하며 천천히 이동했다. 그 순간, 모퉁이에서 누군가 갑자기 달려 나왔다. 


[클라우드]

에린 누나가 레지스탕스한테 잡혀 갔어! 레지스탕스가 에린 누나를 크로우 대로로 끌고 가면서, 두 사람과 협상하고 싶다고 했어! 

 

[나]

뭐? 아인이 에린을 잡아갔다고?! 

 

[카이로스]

중앙관리실에 가려면 크로우 대로를 지나야 해. 


 아인의 의도를 간파했다. 에린이 우리의 약점이라고 확신한 아인은 에린을 미끼로 삼아, 나와 카이로스를 유인하려는 거다. 

 

[카이로스]

이건 함정이야. 

 

[나]

알아요, 하지만 피할 수 없어요. 에린은 우리를 지키려다 잡혀간 거예요. 모른 척 내버려 둘 수 없어요. 아인이 정말 에린을 해치려 할까요? 

 

[카이로스]

레지스탕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지. 지금 아인에겐 동정을 베풀 이유가 없어. 

 

[나]

에린을 구하러 가야겠어요. 

 

[카이로스]

그래. 


[나]

흔쾌히 동의하다니... 어째서 함정인 줄 알면서도 제 발로 걸어 들어가냐고 나무라지 않는 거죠? 

 

[카이로스]

너를 잘 알고 있으니까. 말린다고 해서 말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잖아. 

 

 카이로스가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상대가 자신을 노린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는 의연했다. 

 

[카이로스]

가자. 크로우 대로로.

 

-

 

 우리는 크로우 대로에 도착했다. 상처투성이가 된 몸으로 십자가에 묶여 있는 에린을 발견했다. 낮이 되면 잠에 빠지는 대가로 인해, 에린은 조금도 저항하지 않고 눈을 감고 있었다. 대로 곳곳에 레지스탕스 용병들이 포진해 있었다. 나와 카이로스는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대로 한가운데에 있는 아인에게 다가갔다. 

 

[아인]

정말 올 줄은 몰랐는데. 저 여자를 잡아두면 반드시 온다더니, 진짜였을 줄이야. 중요한 시기에 하찮은 일로 방심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지.

 

[나]

동료를 포기할 수는 없으니깐요. 에린은 제 친구니깐요.

 

[아인]

맞아, 넌 우리와는 다르지. 본론만 말할게. 너와 손잡고 싶어. 맞아, 난 아직 널 높게 평가하고 있어. 실력이나 굳건한 신넘 모두. 

 

 아인이 또다시 내게 동맹을 제의했다. 그 말에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태도로 말하는 아인이 제안한 대상에 카이로스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을...

 

[나]

저랑 손을 잡고 싶다고요? 그보다는 정확히 '열쇠'를 노리는 거겠죠. 

 

 아인이 차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인]

난 너처럼 순진하지 않아. 이미 한계에 다다른 '사냥매'는 그다지 쓸모가 없지. 하지 만 그를 열쇠로 써서 중앙관리실의 문을 열 수 있다면, 손해는 아닐 거야. 

 

[나]

제가 그 제안을 받아들일 거 같나요? 카이로스는 내 친구예요. 중앙 관리실에서 에덴의 주인을 상대로 함께 싸우자고 약속했어요. 카이로스는 살아 있는 사람이지, 열쇠 같은 게 아니에요. 내가 데려가려는 건 살아 있는 카이로스예요. 열쇠 같은 게 아니라, 내 전우이자 믿을 수 있는 동료 말이에요. 

 

 큰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분명히 거절했다. 내 말에 아인은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그 뒤에 있던 레지스탕스 용병들이 우리 주변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나와 카이로스는 눈빛을 교환했다. 

 

간다! 

 

-

 

[카이로스]

뒤를 조심해!

 

 뒤를 돌아보니, 활을 든 클라우드가 내게 조심스레 다가오고 있었다. 

 

[나]

클라우드, 무슨 짓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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