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20. 13:31ㆍ이벤트 스토리-2024/뜨거운 사랑으로 칠하는 색
나는 손을 뻗어 문을 열고 알카이드와 함께 디저트 스튜디오로 들어섰다. 문에 걸린 벨이 울렸지만, 아늑하게 꾸며진 가게는 텅 비어있었다.
[로지타]
...왜 아무도 없지? 영업 시간이 안 된걸까요?
[알카이드]
점장님은 주방에 있어 소리가 안들렸나봐. 먼저 앉아있어. 내가 불러올게.
나는 창가자리에 앉아 테이블 위에 있는 메뉴판을 집어들었다. 디저트의 종류는 많지 않았지만, 하나하나 다 예쁘게 꾸며져있어 선택하기 힘들었다. 내 선택고민을 도와줄 알카이드가 절실히 필요해!
그나저나 선배 오래걸리네...
[알카이드]
로지타, 점장님을 불러왔어.
그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알카이드]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점장대리인 알카이드입니다.
능숙하게 1인 2역을 맡는 모습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그의 앞치마에 달린 곰돌이 장식을 만져보았다.
[알카이드]
저희 가게는 오늘 케이크 제작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행운의 고객 한 명을 선정해 무료체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로지타]
그래서 제가 가게의 유일한 손님인 거군요?
[알카이드]
한 가지 조건이 더 필요한데... 우선 눈을 감아주실래요?
나는 알카이드의 말대로 눈을 감았다. 알카이드의 손가락이 내 뒷목을 부드럽게 스쳐가더니 내 머리카락을 정리해줬다. 나는 가볍게 숨을 참았고, 내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을 보더니 알카이드는 가볍게 웃었다. 천천히 눈을 뜨자 알카이드의 것과 비슷한 앞치마가 내 목에 걸려있었다. 곰돌이 장식에 리본이 달린 것만 빼면.
[로지타]
...점장님이 말한 조건은 앞치마를 입는 건가요?
[알카이드]
앞치마는 옷이 더러워지지 않게 보호해주죠. 혹시... 다른 생각이 있으신 건가요?
...앞치마를 입혀줄 거면 눈을 감긴 이유가 없잖아! 나는 투덜거리고싶은 충동을 억제하고 그에게 미소를 지었다.
[로지타]
아뇨, 딴 생각은 안했는 걸요.
디저트 스튜디오의 조리대에는 케이크를 만들기 위한 재료가 갖춰져 있었다. 나는 알카이드의 옆에 서서 그가 섞은 케이크 반죽을 틀에 붓는 걸 보며 조용히 크림이 묻은 손을 들어올렸다. 커플이 함께 케이크를 만들 땐 얼굴에 크림을 묻히는 건 필수지!
[알카이드]
로지타.
내 손은 허공에 멈췄다.
[알카이드]
오븐을 예열하는 걸 잊어버렸네. 잠깐만.
10분 뒤 쟁반이 오븐에 들어간다. 케이크는 조금씩 부풀어오르고, 공기는 달콤함으로 가득찬다. 내 목표였던 '알카이드 얼굴에 크림 묻히기'에서 점차 멀어지고있다...
[로지타]
냄새가 좋네요...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요? 시폰 케이크는 한 번 잘못 만들면 푹 꺼져버린대요. 저희 것도 그렇게 되는 건 아니겠죠?
알카이드는 조용히 내 잔소리를 듣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알카이드]
...이 케이크에 관심이 쏠려 손도 안씻은 거야?
나는 그제서야 내 손에 크림이 묻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로지타]
아, 씻고올게요.
침착하게 세면대로 걸어가 수도꼭지를 틀려는 순간, 알카이드가 내 손목을 살며시 잡았다. 미묘한 힘에 이끌려 나는 반바퀴를 돌았고, 허리는 조리대에 눌려 알카이드의 팔 안에 갇혔다.
좋은 기회야!
나는 재빨리 손을 들어 알카이드의 입가에 크림을 묻혔고, 그의 눈에는 미소가 반짝였다.
[로지타]
크림을 얼굴에 바르는 건 케이크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죠. 아니면... 다른 생각이 있으신 건가요?
말이 끝나자마자 내 입술이 부드러운 감각으로 휩싸인다. 달콤하고 촉촉한 크림이 어지러운 키스 안에서 부드럽게 녹는다. 알카이드와의 마찰음이 내 귓가에 녹아든다.
[알카이드]
내 생각엔... 다른 생각을 가진 건.. 나뿐만이 아닌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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