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12. 17:46ㆍ다음 역, 에덴/사냥매 (카이로스)
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힘든 전투였다. 타락자는 그동안 상대했던 괴물보다 강했다. 인간 특유의 민첩함과 극강의 전투 본능을 지니고 있었다. 작은 허점도 용납할 수 없었다. 허점이 뚫리는 순간, 아군의 방어선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릴 것이다. 적과 대등한 전투력을 지닌 건 '사냥매' 카이로스 뿐이었다. 지휘관이 되어 작전을 세우며, 아군의 방어선을 단단히 지켰다.
[카이로스]
클라우드, 2분대! 우측으로 돌격해!
[클라우드]
네!
[카이로스]
7분대, 좌측으로!
[7분대 사령관]
네!
카이로스는 전선의 방어선을 배치한 뒤, 자신은 눈에 띄지 않는 위치에 매복한 채 타락자의 눈을 겨눴다.
[타락자]
크아악!
[나]
좋아, 지금이야!
타락자의 눈빛이 내 쪽을 향했다.
그리고 뼈로 만든 우산처럼 생긴 무기를 휘두르며 내게 달려들었다!
[카이로스]
쉴드 작동!
능력자들이 쉴드를 필쳐 타락자로부터 날 지켜줬다. 상대의 무기가 만들어낸 강력한 충격파가 쉴드와 끊임없이 충돌하더니 눈부신 빛과 함께 폭발하고 말았다.
[카이로스]
제길!
카이로스가 욕을 내뱉었다. 내 곁에서 쉴드를 필치던 능력자가 겁에 질린 나머지 통신기를 버리고 에덴에서 사라진 탓이었다. ...이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생사의 갈림길에 섰을 때, 좀 더 쉬운 쪽을 택하는 것... 이제야 깨달았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인간은 언제나 요행을 바란다는 것을.
쉴드가 눈앞에서 산산이 무너져 내리자, 적의 충격파를 견딜 수 없었다 바로 그 순간, 반인반마의 모습을 한 타락자가 갑자기 속도를 높였다. 녀석 의 목표는 카이로스였다.
[나]
카이로스!
카이로스의 저격이 자신들을 향한 최대의 위협이라는 걸 타락자들이 눈치챈 게 분명했다. 도망친 능력자 탓에 방어선이 약해지자, 카이로스는 원거리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방어선을 포기했다.
카이로스를 도우려 했지만, 타락자가 이동하면서 일으킨 거대한 진동에 몸을 가눌 수 없었다. 상대가 내 앞을 가로막더니 있는 힘껏 무기를 휘둘렀다...
위기일발의 순간, 남은 기회는 한 번뿐이다. 여전히 카이로스가 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의 뒷모습이 핏빛으로 물든 가운데, 그의 시선은 앞을 향하고만 있었다
[카이로스]
화력을 집중해!
바상용 총을 뽑아 든 카이로스가 타락자를 향해 연거푸 공격을 퍼부으며, 나와 나머지 사람들을 지휘했다. 모든 총알이 타락자를 향해 날아갔다. 연이은 공격에 타락자가 화약 연기 속에서 쓰러졌다.
황급히 카이로스에게 달려가 보니, 가슴과 등에 옅은 핏자국이 보였다. 하지만 그의 손은 여전히 총을 쥔 채, 한순간도 힘을 풀지 않았다... 방금 있었던 전투에서 카이로스는 타락자의 공격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나]
카이로스, 이젠 괜찮아요... 이제 곧 날이 밝을 거예요.
상처를 치료해줄 생각에 카이로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의 시선에는 내가 보이지 않는 듯했다. 오히려 온몸을 비틀거리더니... 다음 순간, 바닥으로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
[나]
카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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