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2화

2024. 10. 31. 14:01이벤트 스토리-2022/동화이야기 2 : 마녀의 소생

[로지타]  

이상한 소리랑 생물… 보기에는 꽤 귀여워 보이지만 온몸에서 타락한 기운이 풍기고 있어…  잠깐, 나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어떻게 갑자기 전투에 휘말리게 된 거야?  

 

어둠 속에서 날개가 퍼덕이는 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점점 더 시끄러워졌다——  

 

[???]  

일어나! 일어나!  

 

 갑자기, 맑고 귀여운 목소리가 이상한 날개 소리를 압도하며, 짙은 어둠이 서서히 사라졌다. 마법 나무집 안에, 익숙한 형체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검은 날개를 가진 작은 괴물, 머리에 푸르스름한 뿔이 나 있고, 한쪽 눈은 유리 구슬 같고, 다른 한쪽은 금색 단추 같은…

 

[로지타]  

바쵸!  

 

[바쵸]  

바보 로지타, 도와달라고 너를 부른 건데, 왜 아직도 자고 있는 거야?  

 

 바쵸는 망설임 없이 부드러운 작은 손바닥으로 내 머리를 탁 쳤다.  

 

[로지타]  

자고 있는 게 아니야, 나는 그냥… 

 

 방금 나는 이상한 전투를 치루고 있었다. 어쩄든,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마법 나무집의 책상을 둘러보았다. 책상 위에 두꺼운 큰 책이 검은 기운을 발산하며, 책상이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다. 책 속의 책, 세계 속의 세계, 이상한 소리, 마녀의 출현…  

 

[로지타]  

네가 전에 말한 게 맞았어, 바쵸. 이 세계는 정말 큰 문제가 생긴 것 같아.  

 

 책 속의 동화 세계에 오기 얼마 전, 나는 셀레인 섬의 집에서 이번 주의 크로키를 마무리하려 하고 있었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몰려온 일들이 잠시 막을 내리고, 오직 루카스가 맡긴 과제만 남았다. 그런데 그가 내준 과제는 해도해도 끊나지 않아 그가 조교로 부임하며 내게 말한 그의 초심이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아무튼, 이번 주 과제의 주제는 ‘동화’였다. 나는 어렸을 때 본 두꺼운 동화책을 꺼내서 그 안에서 영감을 찾으려고 했다. 오후의 하늘은 파랗고, 창문은 맑았다. 나는 창가에 그림판과 물감을 놓고 작은 접시에 크랜베리 쿠키를 올린 후, 햇빛 아래서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겼다.

 

“쵸쵸쵸쵸쵸쵸쵸쵸”  

 

알 수 없는 글씨가 책 페이지에 나타났고, 어떻게 된 건지 내 머릿속에는 바쵸가 부드러운 작은 손으로 펜을 쥐고 글씨를 쓰는 모습이 떠올랐다…  

 

[로지타]  

바쵸, 너니?  

 

 내가 이렇게 말하면서 바쵸가 들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급히 연필을 집어 들고 그 글씨 아래에 “바쵸, 너니? 무슨 일이야?”라고 적었다. 막 글을 쓰고 나니 내 글 밑에 휘청휘청한 글씨가 나타나 “맞아”라는 글자로 이어졌다. 이상하게도 바쵸가 쓴 글 위에 천천히 빛나는 점들이 나타났다. 나는 반딧불이처럼 떠다니는 그 점들을 만져보고 싶어 참을 수 없었다.

 

펑——  

[바쵸]  

헉!  

 

[로지타]  

바, 바쵸?  

 

 우리는 서로 눈이 마주치며 상당히 놀랐다. 바쵸는 놀란 순간에도 그의 말버릇을 잊지 않았다.  

 

[바쵸]  

내가 바로 그 바쵸님이시다. 세계를 구하는 자, 마녀의 위대한 멘토, 마법 나무집의 특별 음료 가게의 유일한 주인, 너의 지혜롭고 용감하며 전지전능한 바쵸님이시다!  

 

[로지타]  

……  

 

 바쵸는 그의 모자를 꼭 잡고 주위를 경계하며 살폈다. 그리고 책상 위에 놓인 작은 접시의 크랜베리 쿠키에 시선을 고정했다.  

 

[바쵸]  

그 쿠키…  

 

 바쵸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로지타]  

쿠키가 뭐?  

 

 나는 갓 구워낸 쿠키를 바라보며 긴장했다.  

 

[바쵸]  

먹을 수 있어? 나에게 한 조각 줘!  

 

[로지타]  

……  

 

[로지타]  

네네, 알겠어요, 바쵸님.  

 

 나는 쿠키 한 조각을 집어 바쵸의 입에 넣어주었다. 쿠키를 아작아작 씹는 바쵸의 표정은 매우 좋아 보였다. 그는 쿠키를 다 먹고 나서 만족스럽게 한숨을 쉰 뒤,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로지타]  

한 조각 더 줄까?  

 

[바쵸]  

지금이 몇 시인데, 아직도 쿠키 생각하고 있어?  

 

[로지타]  

그렇긴 해, 네 말이 맞아.  

 

[바쵸]  

우리 세계에 큰 문제가 생겼어, 작은 마녀!  

 

 바쵸는 부드러운 발톱으로 내 손을 잡았다.  

 

[바쵸]  

간단히 말하자면, 이 동화책에 이상이 생겼어.  

 

 바쵸는 다른 발톱으로 그 두꺼운 동화책을 쿡쿡 찔렀다.  

 

[로지타]  

러시아 인형?  

 

[바쵸]  

이상한 소리 하지 마.  

 

[로지타]  

미안해, 계속해.  

 

[바쵸]  

어쩌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이상현상이 발생했어. 네가 마지막으로 보물을 헌납하고 마녀의 모험을 마친 이후로 이 세계에선 마법의 이상한 진동이 완전히 사라졌지. 그렇게 평화로운 날들이 꽤 오래 지속되었어… 그러다 어느 날이 책에서 검은 기운이 퍼지기 시작하고, 마법 나무집 주변의 생물들이 불안정해지기 시작했지. 물론, 제일 먼저 이상을 감지한 것은 용감하고 재빠른 나, 바쵸님이시지. 내가 앞장서서 이 책의 어둠의 에너지를 맞서 싸우기 시작했어.  내가 전투복을 입고, 네가 마지막에 디자인해준 그 멋진 옷을 입고…  

 

[로지타]  

우주-최강-사랑이 이기는 카우보이 복장.  

 

[바쵸]  

맞아. 그리고 나의 리볼버 권총을 들고 책 속으로 돌진했지…  

 

 바쵸는 여기서 말을 멈췄다.  

 

[로지타]  

그 후엔?  

 

[바쵸]  

결국 총으로는 마법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났지.  

 

[로지타]  

너는 마녀의 위대한 멘토잖아, 빨리 너의 마법으로 반격해!  

 

[바쵸]  

썼어. 하지만 이기지 못했어.  

 

 바쵸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나는 위로해주려 했지만, 바쵸가 갑자기 주먹을 꼭 쥐었다.  

 

[바쵸]  

악랄한 책 속의 타락한 영혼들, 교활하고 비열해, 카우보이의 결투 규칙은 1:1인데, 그들은 나에게 한번에 덤벼들어 공격했어!  

 

[바쵸]  

나는 그들에게 가로막혀서 책 속의 세계로 들어가지 못했어. 하지만, 그래도 몇 가지 정보를 수집했어…  

 

 바쵸가 여기서 주먹을 풀고 나를 응시했다. 나도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로지타]  

무슨 정보?  

 

[바쵸]  

그곳은 혼란스럽고, 이상하게 왜곡되며 에너지가 계속 확산되는 세계야. 그리고 그런 세계에서, 너는 유일한 신이야.  

 

[로지타]  

내가? 왜 나야?  

 

[바쵸]  

책 속의 동화의 두 번째 세계에서 시간은 수백 년 후로 흘러갔고, 마녀 구세주 이야기는 고대의 전설이 되었어. 마녀 자신도 신앙과 상징이 되었지… 정말 얄궂은 이야기야. 사람들은 우리를 구세주 마녀와 그녀의 작은 하인이라고 부르더군! 왜 바쵸 신과 그의 작은 마녀 조수라고 부르지 않는 거지?  

 

 바쵸는 마지막 크랜베리 쿠키를 화가 나서 씹어 삼켰다.  

 

[바쵸]  

그래서 이번에는 세 가지 임무가 있어. 첫째, 책 속의 이상을 해결하는 것; 둘째, 바쵸 신의 신앙 체계를 세우는 것; 셋째…  

 

[로지타]  

둘째가 조금 힘들 것 같고, 셋째는?  

 

[바쵸]  

셋째는 비밀…!  

 

 바쵸는 잠시 더듬거리더니, 팔을 움켜잡고 모자를 힘겹게 쓰더니 모자를 멋지게 튕기고 싶은 듯 손을 들었지만 그는 손가락이 없었다.  

 

[바쵸]  

그러니, 두 번째 세계를 구하기 위해 나와 함께 갈 준비가 되었니? 로지타, 이세계의 마녀.  

 

[로지타]  

물론이야!  

 

 마법 나무집에 앉아, 검은 기운을 발산하며 책장이 흔들리는 동화책을 바라보며, 나는 익숙하면서도 위험한 에너지를 느꼈다.  

 

[로지타]  

방금 전에 나는 두번이나 세계의 제약을 깼지만, 다음 단계의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위험할 수 있어. 바쵸, 여기서 기다려줄래, 나는…  

 

[바쵸]  

너는 세계 최고의 마녀고, 나는 세계에서 가장 용감한 바쵸님이시지! 아마 내가 타락한 영혼들에게 패배한다면 약한 녀석이라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사람은 오직 경험을 통해서만 성장할 수 있지. 도망치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야!  

 

[로지타]  

나는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 너는 나와 함께 세계를 구할, 없어서는 안 될 좋은 친구야.  

 

 나는 바쵸의 손을 잡고, 예전처럼 그의 작은 주먹에 손가락을 갖다 대었다.

 

[로지타]  

정중히 초대할게, 세계에서 가장 용감한 바쵸여, 나와 함께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자~  

 

 바쵸는 잠시 멈칫하다가 내 손가락에 작은 주먹을 맞추었다.  

 

[바쵸]  

흠, 그럼 마지못해 너의 요청을 수락하겠어.  

 

바쵸는 이렇게 말한 후, 나를 마법 빗자루에 태웠다.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우리는 책 속의 책, 두 번째 세계로 들어갔다——  

‘강림’

 

위대한 마녀, 시간 속에서 부활하다.  

그녀는 돌아왔다, 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