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편/여름 메인 스토리(10)
-
3화. 구식 라디오
침대 머리맡에는 구식 라디오가 하나 놓여 있었다. 오랫동안 사람이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매일 누군가 들어와 청소를 하는데도 라디오 버튼 틈에 먼지가 쌓인 흔적이 남아 있었다. 나는 시험 삼아 다이얼을 돌려보았다. 주파수 안맞는 구간에선 잡음이 들렸다. 스피커에 쌓인 먼지가 진동에 공기 중으로 퍼져 기침이 나왔다. 이내 알카이드가 다가왔다. [알카이드]내가 할게. 어떤 프로그램을 찾으려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로지타]확실하지 않아요... [알카이드]그럼 천천히 찾아볼까? 넌 소파에 앉아 있어. 하나씩 확인해 보자. 알카이드가 다이얼을 천천히 돌리자 음악 소리에 잡음이 섞여 들려왔다. 음악 소리에 열심히 귀를 기울였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로지타]아니에요. 제가 찾는 프로그램은 사..
2024.06.27 -
2화. 이상한 화가
[로지타]프로그램이요? 제가 언제... 내가 입을 열자 남자는 내 말을 한마디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듯 조용해졌다. [알카이드]아무래도 사람을 잘못 보신 것 같군요. 남자는 갑자기 상기된 표정이 되었다. [???]그릴 리가요! 계속 그 프로그램을 듣고 있는데, 잘못 본 것 같다니요! 풍경 소리가 울리더니, 옆에 있는 음료 가게의 문이 열렸다. [주인 할머니]조세이아, 사람들이 겁먹잖아요. 주인으로 보이는 상냥한 얼굴의 할머니가 가게에서 나왔다. 감정 이 격해진 남자를 보고도 그녀는 전혀 놀라지 않고 가만히 그를 달랬다. 곤혹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남자는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였다. [주인 할머니]일단 돌아가요, 어서요. 남자는 나와 주인 할머니를 몇 번이나 번갈아 봤지만, ..
2024.06.27 -
1화. 노랫소리
[블루 아일랜드] 이벤트 스토리와 이어집니다. 하루 종일 하던 스케치를 끝낸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바다와 점점 가까위지는 태양을 바라보며 힘껏 기지개를 켰다. 고개를 돌려보니, 알카이드가 몸을 숙이고 바닥에 흩어진 미술 재료를 하나씩 주우며 날 대신해 정리해주고 있었다. 조금 미안한 마음에 괜히 웃자, 알카이드도 씽긋 웃었다. [알카이드]하루 종일 과했잖아. 스케치 과제는 내가 대신 못 해주지만, 이런 사소한 건 도와줄 수 있어. [로지타]그림 그릴 때면 꼭 선배를 푸대접하게 되네요... [알카이드]그렇지 않어 난 기꺼이 네 곁에 이렇게 있고 싶어. 뭔가 말하려고 머뭇거리는데 그가 옆자리를 탁탁 두드렸다. [알카이드]아니면 이번에 나랑 같이 일몰 봐줄래? 나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해..
2024.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