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이드 편 3화. 출행

2024. 5. 15. 22:15이벤트 스토리- 2021/인연의 저편

 인파로 북적이는 저잣거리. 난 앞사람의 발걸음을 따라 저잣거리 여기저기를 오갔다. 곳곳에 걸린 등불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인다. 칠석인 오늘 밤, 알카이드는 자신의 연인과 달콤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알카이드]

로지타?

 

몸을 돌리자, 그림 속의 알카이드가 나에게 다가오며 따뜻한 목소리로 물었다.

 

[알카이드]

오늘은 저잣거리를 구경시켜 드리겠다고 약조했었지요. 어디 가보고 싶은 데라도 있으십니까? 

 

 엇, 알카이드가 몰래 만나는 사람이 나였구나... 작년에 그린 만화의 디테일한 설정이 갑자기 떠오르지 않았다. 이 도련님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거지? 

 

[알카이드]

모처럼 이렇게 만나게 되었군요. 오늘이 지나면 아마 오랜 시간 또 못 보겠지요. 다행히 오늘 밤은 아직 남았으니, 함께 이 특별한 날을 보낼 수 있겠군요. 


 여전히 설정값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내기는 대로 하지, 뭐... 모처럼 옛날 장터에 왔으니 역시 먹을 것부터 구경해야겠지! 고대의 맛있는 음식이 산처럼 쌓여 있을 테니, 전부 다 먹어주마! 

 

[로지타]

음... 먹을거리부터 구경해 볼까요? 


​ 그래, 혼치 않은 기회니까 특색 넘치는 녀석으로 골라 먹어 주겠어. 

 

[알카이드]

​어떤 걸 드서보시겠습니까? 

 

[로지타]

전통 요리 같은 게 있을지 모르겠네요. 신선한 걸로 먹고 싶은데! 

 

[알카이드]

오늘처럼 사람이 많은 날에는 장사도 늦게까지 할 겁니다. 분명 파는 곳이 있을 테니 같이 찾아봅시다. 드시고 싶은 다른 건 없으십니까? 다른 것도 같이 먹어보죠. 

 

[로지타]

내장탕도 괜찮을 거 같아요! 


​ 알카이드는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강물이 바다로 흐르듯 그의 온화함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알카이드]

괜찮습니다. 드시고 싶은 만큼만 드세요. 모처럼 이리 기뻐하시니, 기꺼이 해드리겠습니다. 

 

[로지타]

​신난다! 이렇게 돈을 팍팍 쓰다니, 월급 받은 지 얼마 안 됐나봐요! 


​ 그 말을 들은 젊은 사천감은 방긋 웃으며 귓가에 속삭였다. 

 

[알카이드]

​그뿐이겠습니까, 살짝 모아둔 여윳돈도 있죠. 오늘밤만큼은 원하시는 걸 다 해드리겠습니다.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던 나는 번쩍 치켜든 두 손을 얼른 거뒀다. 알카이드는 내 손을 잡고 인파 사이를 누볐다. 그의 손에서 전해지는 온기를 느끼며, 난 안심하고 주변을 구경했다. 시선이 향한 곳마다 흥겹고 즐거워 보인다. 뭐든 다 보고 싶고 뭐든 다 해보고 싶어하는 내 모습에, 알카이드는 언제든지 나의 발걸음에 맞춰 멈췄다 가기를 반복했다. 

 

[알카이드]

이 냉면도 드서보시죠. 회화 열매[각주:1]를 곁들여서, 훨씬 맛있습니다. 너무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플지도 모르니 조심하세요. 

 

[로지타]

​네네! 사장님, 여기 한 그릇 주세요! 크흠, 걱정 마요. 적당히 먹을 테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그릇을 받쳐 들자 따스함이 깃든 차가운 밤바람이 내 이마를 스쳤다. 오늘 밤, 이 저잣거리를 제대로 놀아봐야겠어! 

  1. 여성에 몸에 좋다고 함.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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