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23. 15:40ㆍ각성의 장/용성 편 (아인)
얼마 후 기계들은 아인과 꼭두각시 소녀의 손에 섬멸되었다. 그리고...
[용성그룹 4구역 책임자]
저, 저게 뭐야... 사람도 기계도 아니잖아...
극심한 두려움에, 자신이 처한 상황도 잊은 모양이었다.
[용성그룹 4구역 책임자]
저, 저 얼굴은... 그 배신자...? 괴물... 괴물이다!!
[아인]
...그만!
아인은 손을 떨고 있었고, 그에게 구출된 청년은 고맙단 인사만 남긴 채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아인]
네가 감히...
지직. 꼭두각시 소녀가 4구역 책임자의 곁으로 달려가, 그를 전기 충격으로 기절시겼다. 거리에 또다시 침묵이 내려앉았고, 주변에는 사람이라곤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아인]
......
아인은 상대가 죽을죄를 짓지 않은 이상 손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 전에는...
'괴물'...그녀를 괴물이라 부르다니.
-
아인은 자신이 어떻게 다실로 돌아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올 때까지, 그는 그저 조용히 앉아 있었다.
['나']
도움이 필요한가요? 내가 도와줄 수 있어요.
눈앞의 꼭두각시는 소녀가 만든 존재라는 걸 아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를 위로하려는 이 행동도 단순 모방이란 것을 알기에 거절하려 했지만...
['나']
아인 선배.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아인이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아인]
...!!
아인이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그 이름으로 자신을 부를만한 사람은...
[아인]
너...?
[나]
맞아요, 나예요. 못 믿겠어요?
아인은 몸을 일으켜 그녀에게 다가갔다. 소녀는 예전처럼 활짝 웃으며 그를 보고 있었다.
[나]
그들이 경계를 풀었어요. 음... 굳이 따지자면 제 연기력이 늘었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한 걸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앞으로는 이 꼭두각시를 통해 정보를 전달할 거예요. 집속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나 자주 연락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할게요. 궁금한 거나 내 도움이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미리 생각해둬요. 우리에겐 일분일초가 소중하니까. 알았죠?
아인이 입을 열었지만,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너무나도 평화로운 이 순간이 낯설게 느껴졌다.
[나]
아인 선배? ...왜 그래요?
[아인]
...아까는 너무 화가 났어.
아인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피로감이 묻어 나왔지만, 잔잔한 말투였다. 그리 큰일은 아니라는 걸 그녀에게 전하고 싶었다.
[나]
왜요?
[아인]
...누가 네 욕을 했거든. 너무 화가 나서 그 녀석을 한 대 쳐버렸어.
[나]
...그다음에는요?
[아인]
네가 왔지.
잠시 고민하는 듯 침묵에 잠긴 소녀는 이내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나]
그 사람이 아인 선배 욕도 한 것 같네요.
[아인]
왜 그렇게 생각해?
[나]
우리는 운명 공동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