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놀이공원

2024. 7. 6. 19:33다음 역, 에덴/안내 (로샤)

 

 자정이 됐을 쯤, 나는 통신기의 진동에 놀라 눈을 떴다. 

[Warning]
에덴 관리 시스템(MSE): 방랑자가 곧 습격합니다.

 

 어둠 속에서 통신기가 미친 듯이 번쩍이고 있었다. 소파를 확인했지만, 이미 로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 침대에서 뛰어내려 문 앞으로 가자, 문밖에서 지시를 내리는 로샤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로샤]

세 사람은 도로, 너희들은 옥상으로 가고, 나머지는 문 앞을 지 키도록. 

 잠시 뒤, 그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한 마디 말을 당부했다. 

 

[로샤]

그것들이 내 집을 망가뜨리지 못하게 해. 그럼 내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거든. 

 

 나는 차마 불을 켜지 못하고 문만 살짝 열어보았다. 

 

[로샤]

잘 잤나? 

 

​[나]

방금 통신기를 봤는데... '방랑자'가 뭐죠? 

 

[로샤]

쉿, 녀석들이 왔어, 준비해!

​손 끝마저 보이지 않는 짙은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이쪽을 향해 오고 있었다! 

[Warning]
에덴 관리 시스템(MSE): 방랑자전투를 시작했습니다! 

 

 유난히도 긴 밤이었다. '방랑자'라는 이름의 괴물은 모래 괴물보다도 강했다. 그들은 완전히 소멸되기 전까지 지칠 줄도 모 근고 계속해서 덮쳐왔다. 밤의 장막 아래에서, 총성과 용병들의 외침, 죽어가는 방랑자의 괴성이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나는 기계적으로 그림 소울을 소환해냈다. 한 바탕 괴물의 습격을 막아내고 나니 두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그때.

 

[로샤]

조금만 버텨, 곧 끝나! 

 나는 화들짝 놀라 정신을 다잡았다. 

에낸 관리 시스템(MSE): 방랑자가 철수했습니다. 안전 시간에 진입합니다. 

에낸 관리 시스템(MSE)은 거주 구역과 알림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현재 시각은 오전 5시입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남은 공격 시간 327599 

 그 순간, '방랑자'의 공격이 멈췄다. 

327599 

327598

327597

 눈앞의 카운트다운은 여전히 1초씩 줄어들고 있었다. 이 카운트다운은... 오늘 밤은 넘겼지만, 이 악몽에선 아직 깨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었다. 

-

 이윽고 아침이 밝았다. 아침 햇살이 생존자들의 얼굴에 드리위졌다. 살아있음을 확인한 이들은 모두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크고 작은 핏빛 자갈들이 바닥을 가득 메웠다. 지난 밤의 전리품이었다. 크고 작은 핏빛 자갈들이 바닥을 가득 메웠다. 지난 밤의 전리품이었다. 마침내 로샤가 몸을 일으켜 반짝이는 돌을 주워 들었다. 

 

[로샤]

이렇게 예쁜 건 목걸이로 제격인데, 아쉽군. 

 그는 생존자들에게 차례로 돌을 나눠주었다. 양은 제각기 달랐지만, 용병들은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몫을 통신기에 흡수시켰다. 로샤는 마지막으로 내게 다가왔다. 그의 손엔 가장 많은 양의 붉은 돌이 놓여 있었다. 

 

[로샤]

이건 네 몫이야. 넌 이 중에서 가장 강하더군. 

[나]

예쁘다고 했으니 당신이 가져도 좋아요. 

 잘못 본 것일까? 한 순간, 로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로샤]

나는 필요 없어. 

 그는 손수 핏빛 자갈들을 내 통신기에 흡수시켰다. 모든 일을 마샤 로샤는 문밖을 나서더니, 밝아오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로샤]

일출이 참 아름답군. 

 그를 따라 에덴의 하늘을 올려다보자, 갓 태어난 햇빛이 거리에 깔린 어둠을 억누르고 있었다. 극명하게 대비되는 광경이었다. ...낙원의 진정한 빛은 언제쯤 돌아오는 걸까? 

-

 나와 로샤는 방에 돌아와 잠시 눈을 붙였다. 다시 눈을 떴을 땐 해가 이미 중천에 떠 있었고, 로샤는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창문 너머로 드리워진 부드러운 빛이 바닥에 균일한 무늬를 만들어냈다. 

305999

305998

305997

 나는 테이블에 앉아 카운트다운 숫자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숫자가 줄어들어 0이 되면, 에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계산해보니, 나흘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때가 오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할까? 어쩌면 그 전에 매일 밤 이어지는 방랑자들의 공세를 버티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땐 또 어떻게 해야 하지? 

 

[로샤]

심각한 표정이군... 내 작은 손님이 또 대단한 고뇌를 하고 있는 모양이야. 하지만 잠깐 멈추도록 해. 아침 먹을 시간에 생각이 너무 많으면 체할 지도 모르니까.

 그는 아침 식사를 내 앞에 들이밀었다. 하지만 한바당 격전을 치룬 뒤라, 식욕이 달아나버린 상태였다. 어두워진 내 안색을 본 로샤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로샤]

...피크닉이라도 갈까? 

[나]

이런 시기에 밖에 나가서 놀자구요...? 

 

[로샤]

뭐가 어때서? 날씨도 좋은데 안전 시간에까지 안에만 갇혀 있는 건 억울하잖아. 그릴 바에야 널 데리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구경이나 시켜주는 게 낫지. 

 로샤의 마지막 말에 마음이 동했다. 그는 분명 이곳 지리에 익숙하다. 방안에만 갇혀 방랑자의 습격을 기다리는 건 이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안전 시간엔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마음을 굳힌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나]

그럼 바로 출발하죠! 

 

 로샤는 그의 소장품에서 찾아온 라탄 바구니에 아침 식사를 모조리 넣은 뒤, 이름 모를 꽃이 그려진 식탁보를 조심스레 덮었다. 로샤가 묵직한 바구니를 들어 올리자, 정말 봄 소풍이라도 가는 기분이 들어 내 옷차림을 확인해보았다. 

[나]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싶은데... 저 지금 너무 초췌하지 않나요? 

 고개를 숙여 보니, 전날 밤의 전투로 인해 치맛자락은 잔뜩 구겨져 꼬질꼬질해져 있 었다. 

 

[로샤]

무슨 소리. 넌 이 에덴에서 가장 아름다운걸. 

 로샤는 한쪽 팔을 내게 내밀었다. 

 

[로샤]

레이디, 오늘 하루 에스코트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의 말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로샤는 사람의 기분을 달래는 데 능숙했다. 나는 그의 팔짱을 꼈다. 

 

[나]

그럼 잘 부탁해요. 

 문을 열자, 금빛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해가 중천에 떠 있었지만, 길가에 보이는 사람은 어젯밤보다도 적었다. 새벽의 격전으로 많은 사람이 희생된 것이다.

 어제 입구에서 마주친 이들의 눈에 서려 있던 에덴을 향한 갈망을 떠올리니, 왠지 씁쓸해졌다. 

 누군가 내 정수리를 톡톡 졌다. 고개를 들어보니, 로샤가 빙그레 웃으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로샤]

기운 내.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 였다. 

 

[로샤]

다 먹고 나면 재미있는 곳으로 안내할게. 

 

 그는 몸을 돌려 우리와 십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대기하고 있는 '경호원'들에게 손 을 흔들었다. 

 

[로샤]

잠시 후 이동한다! 

 

[나]

......

 

 깃발만 손에 들지 않았을 뿐, 영락없는 가이드의 모습이었다.

 

-

 

 로샤가 말한 '재미 있는 곳'이란, 눈앞의 폐허를 가리키는 듯했다. 한참을 들여다보고 나서야 원래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아볼 수 있었다. 

 

[나]

...놀이공원? 

 

[로샤]

이것도 알아? 

 

 넝쿨로 가득한 바이킹과 좌석마다 제멋대로 자라난 식물들이 사람의 손길이 오랫동 안 닿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저 멀리 꿈쩍 않고 서 있는 대관람차는 마치 죽은 지 오래된 유해 같아 보이기도 했다. 아무런 감흥도 없는 내 모습에 로사는 퍽 당황한 눈치였다. 

 

[로샤]

...별로야? 

 

전기가 없으니, 전부 고철 덩어리일 뿐이네요...

 

 로샤는 내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 듯 보였다. 

 

[로샤]

고철이라... 이게 어째서 고철이지? 난 종종 여기 놀러 왔는데...

 

 나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그와 다툴 생각은 없었다. 내가 살던 세계의 공공시설은 언제나 잘 관리 되었고, 그곳에서 사람들은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것은 그에게 자랑해야 할 일은 아니었다.

 로샤는 고집스럽게 나를 끌고 회전목마로 다가갔다. 

 

[로샤]

자, 여기 앉아봐. 

 

 그는 바로 옆에 있는 목마에 앉아 발판에 발을 올리더니, 말의 목을 껴안고 좌우로 흔들었다. 무척이나 즐거워 보이는 모습이 었다. 나도 그를 따라 했다. 내가 그를 따라 하자, 로샤는 더욱더 즐거워 보였다. 

 

[로샤]

즐겁지 않아? 

 

 나는 고집스레 고개를 저었다. 

 

[나]

로샤, 저기 중앙에 있는 기둥 보여요? 주변의 목마와 연결되어 있죠? 전기가 들어온다면 목마가 기등을 중심으로 빙글빙글 돌 거예요. 돌고 있을 땐 음악도 나와요. 징글벨이 라는 노래가 자주 흘러 나오죠. 종소리, 울려라, 종소리 울려~ 

 

 로샤는 깜짝 놀라더니, 내가 말한 장면을 떠올려보려는 듯 오랜 침묵에 빠졌다. 그리고 그는 침울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로샤]

난 잘 상상이 되지 않는군...

 

 로샤가 모를 정도면, 에덴의 다른 사람들은 놀이공원에 대해 아는 게 훨씬 더 적을 것이다. 사람들은 생존본능으로 인해 험악해졌고, 이토록 단순한 즐거움 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로샤를 끌어당겼다. 

 

[나]

따라와요! 

 

 멀지 않은 곳에 구불구불한 물길이 나 있었다. 트랙에 있어야 할 물은 말라버린 지 오래였지만, 저수지엔 아직 물이 남아 있었다. 작은 배가 트랙의 2단 언덕에 멈춰 있었다. 어림잡아 3, 4미터 정도 높이에 있는 것 같았다. 좋아, 안전해!

 나는 로샤를 끌고 배 근처로 다가가 그를 밀어 넣 었다. 로샤는 나에 대한 믿음과 지난 경험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 전혀 의심하지 않고 있었다. 나는 씨익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나]

로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아찔한 느낌, 궁금하지 않아요? 꽉잡아요...! 

 

 그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나는 과감하게 배를 밀어버렸다. 

[로샤]

무슨... 으악!

 로샤의 비명과 함께, 물보라가 사방으로 튀었다. 로샤를 따라 회전목마의 목을 잡은 채 한가로이 쉬고 있던 용병들이 벌떼처럼 몰려와 무기를 빼어 들었다. 하지만 이게 '좋은 분위기'인 건지 아닌 건지 확신을 못 하는 듯, 그들의 얼굴엔 망설임이 떠올라 있었다. 나는 배 위에서 넋이 나가 있는 로샤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는 입을 벌린 채 조각상마냥 꿈쩍도 않고 있었다. 잠시 뒤에야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몸에 물기를 툭툭 털어냈다. 

 

[로샤]

난 괜찮아. 모두 물러나. 

 단숨에 배에서 뛰어내린 로샤는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머금은 재 내게 다가왔다. 

 

[로샤]

넌 도대체 어디에서 온 거지? 

 나는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나]

제가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왔다고 하면, 믿을 수 있겠어요? 

 로샤는 어깨를 으쓱했다. 

 

[로샤]

왜 못 믿겠어? 난 아주 많은 곳을 가봤고, 아주 신기한 것들을 봐왔지. 네 세계에 가본 적은 없지만, 분명 아주 멋진 곳일 거야. 난 네가 말하는 걸 보는 게 좋아. 이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맑고 투명한 눈빛이거든. 

 그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고, 특별히 장난기가 느껴지지도 않았지만, 괜히 얼굴이 달아올랐다. 

 

[나]

...제가 있던 곳엔 이런 놀이공원이 아주 많아요. 주말이면 어른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공원에 가서 하루 종일 놀아주죠.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관리해 놀이 기구는 문제 없이 작동하고요. 참, 주말이란 건 모두가 일하지 않고 푹 쉬는 날을 뜻해요. 

 나는 로샤에게 나의 세계에 대해 말해주었다. 아이들은 밝고 깨끗한 교실에서 공부하고, 어른들은 각기 다른 직업을 선택하며, 여 가 시간엔 소중한 사람과 시간을 보낸다. 그곳엔 끝없는 분쟁도, 총격전도 없다.

 내 입에서 나온 수많은 명사들은 로샤에게 생소한 것들이었다. 로샤는 흥미로운 것엔 몇 마디 질문을 던졌고, 나 역시 가능한 한 그가 이해할 수 있 는 범주 내에서 설명해주려 노력했다.

 로샤는 내가 말한 것들이 책에 기록된 평화의 시대와 아주 비슷하다고 했다. 난 그에게 여기 오기 전에 발생한 지진과 침식 등 서서히 평화를 찢어버리고 있는, 보이지 않는 힘이 만들어낸 이변을 이야기해주었다. 

[나]

상황이 더 악화될까 봐 이곳에 왔어요. 전 이 모든 것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만 해요. 로샤, 제 얘긴 끝났어요. 이제 당신 차례예요. 

 나는 로샤와 눈을 마주쳤다. 

 

[나]

당신은 절 두 번이나 시험했어요. 어제 블랙 스트릿에서 절 지켜보고만 있었던 건 제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서 였고, 오늘 이곳에 데려온 건 제 신분을 떠보기 위함이죠. 당신은 상인이잖아요. 그러니 거래를 하죠. 정보 교환, 아주 합리적이잖아요? 

 로샤는 표정을 풀며 내게 숨김없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로샤]

현명하군. 좋아, 뭘 알고 싶지? 

 

[나]

에덴은 언제 생긴 거죠? 당신은 에덴의 주인과 무슨 관계고요? 그가 이런 일을 하는 목적은 뭐죠? 

 나는 가장 궁금했던 질문들을 단숨에 쏟아냈다. 그러자 로샤가 손가락을 흔들며 말했다. 

 

[로샤]

욕심이 너무 많군. 에덴에 관한 질문 딱 세 가지만 받아주지. 사실대로 답할게. 

 

[나]

...좋아요. 그럼 첫 번째 질문이에요. 에덴의 주인의 목적은 뭐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아야만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다. 이내 로샤가 웃음을 지어 보였다. 

 

[로샤]

모르겠는데. 

 

[나]

사기꾼! 이건 반칙이에요!!! 

 그러자 로샤가 억울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로샤]

난 정말 모르는걸. 하지만 한 가지 알려줄 수 있는 사실은... 그자는 무척 강하다는 거야. 

 

[나]

에덴의 주인에게 대항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건가요? 

 

[로샤]

그릴 생각이었는데, 마음이 바뀌었지. 넌 아주 흥미로워. 지금껏 경험한 그 어떤 여행보다도 흥미롭지. 너와 있으면 아주 즐거워. 그러니 너와 함께 문제의 답을 찾아볼 생각이야. 

 아쉽게도 원하는 답은 얻지 못했지만, 그래도 동료가 한 명 늘었다. ...물론 그 동료가 적인지 친구인지 아직은 확신할 수 없지만. 

 

[로샤]

안전 시간이 곧 끝날 거야. 이만 돌아가지. 질문이 두 개 남아 있으니까 잘 생각해두라고. 

 나는 일부러 기분 나쁜 티를 내며 고개를 홱 돌렸다. 

 

[나]

당신한테는 물어보지 않을 거예요, 이 사기꾼. 

 

[로샤]

...억울한데. 

 

[나]

사기꾼 여행가. 

 

[로샤]

다음에 또 내가 모르는 걸 물으면, 질문을 바꿀 기회를 줄게! 

 

[나]

그래요! 괜찮은 조건이네요. 

 곧 에덴의 황혼이 미심쩍은 그늘을 땅에 드리웠고, 안전 시간의 끝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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