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16. 23:06ㆍ이벤트 스토리- 2021/목표 전쟁 도시
마을과 초보자 구역은 확연히 달랐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스산했던 느낌과 달리 화려한 네온사인과 번잡한 가게들로 가득 한 모습에, 게임 이름이 떠올랐다.
전쟁 도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갑자기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 그러더니 거대한 메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우리 앞에 나타났다. 지금까지 해온 초보자 퀘스트 덕분에 내 투지는 불타오르고 있었던 터라, 본능적으로 공격할 준비를 했다.
[알카이드]
긴장할 필요 없어.
알카이드가 금방이라도 튀어 나갈 듯한 나를 붙잡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알카이드]
[관리자]를 공격해봤자 보상은 안 나와.
그가 [관리자]라는 이름의 메카에게 다가가자 시스템 알림이 떴다.
[알카이드] 님이 창고에서 {에너지 큐브] 9999개를 꺼냄.
[알카이드]
플레이어 위치 검색.
나는 알카이드의 지시에 따라 [관리자]에게 예신의 정보를 넘겼다. 그렇게 잔뜩 긴장한 채 한참을 기다리는데, 메카가 답을 줄 기미가 안 보였다.
[로지타]
지금... 물건이 적다고 안 해준 거예요?
고개를 돌려 보니, 알카이드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알카이드]
적은 건 아닐 거야. 아무래도 시스템에 관련 데이터가 없는 것 같아.
[로지타]
그렇다면...
[알카이드]
플레이어의 위치를 추적하는 방법은 하나 더 있어.
알카이드는 나를 데리고 마을의 중앙에 붙어 있는 지도 앞에 섰다.
[알카이드] 님께서 [미지의 조각]을 요청했습니다.
왜 이번에는 요청 알림이 뜨는 거지? 의문이 들어 자세히 살펴보다가, [미지의 조각]이 내 가방 안에 있는 아이템이란 걸 알게 됐다. 확인을 누르자 뭘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는 은색 조각이 알카이드의 손에 나타났다.
[로지타]
어디서 난 건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왠지 눈에 익네요.
[알카이드]
그래서 한번 해보려고. 이게 단서가 될지도 모르니까.
조각이 그의 손에서 희미하게 빛을 내기 시작하자, 곧 지도에 표시된 던전에서 비슷한 빛이 깜빡였다. 알카이드가 내게 설명해줬다.
[알카이드]
[고고학] 스킬이야. 관련 아이템의 대략적인 위치를 알 수 있어. 하지만 이번에는... 던전 구역이라는 것밖에 알아내지 못했네.
알카이드는 초보자 마을부터 아직 개방되지 않은 상위 던전 '유적의 깊은 곳까지, 던전 구역에 수많은 지역이 있다고 말했었다. 이 수많은 지역에서 사람을 찾는 건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꼴이다. 계속 알카이드를 끌고 다닐 수는 없었다.
[로지타]
어쩔 수 없죠...
[알카이드]
가자.
[로지타]
어... 어디로요?
[알카이드]
뒤로 갈수록 던전의 난이도가 높아지거든. 그러니 에너지 큐브를 모아서 네 장비를 바꿔야 할 것 같아.
우리는 파티를 맺었고, 이내 알카이드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제서 그의 말뜻을 이해했다. 날 데리고 모든 던전을 찾아보려는 생각이었구나.
[로지타]
선배...
그를 불렀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우리 사이에 고맙다는 말을 하는 건 너무 낯설게 느껴졌으니까. 내가 머뭇거리자, 알카이드는 무슨 말을 하려는지 눈치챈 듯 살며시 웃었다.
[알카이드]
로지타, 나랑 같이 게임 이곳저곳을 둘러봐주는 거라고 생각해 줘. 너와 함께 게임을 하는 건 내게 아주 소중한 경험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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