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이드 편

2024. 5. 16. 21:04이벤트 스토리- 2021/퍼스널 드링크 플랜

 저녁 무렵이 다 되었는데도 여름날의 태양은 여전히 뜨겁게 타올랐다. 난 보냉백을 안고 교문을 급하게 지나겠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보냉백 안에 들어 있는 아이스크림 슈 때문이었다. 지난 며칠간 고대해 마지않던 나의 슈! 멜론 맛이라니, 여름 느낌이 물씬 나는 기분이다. 

 

[로지타]

알카이드 선배, 리허설은 거의 다 끝났겠지? 

 

 내가 도착했을 때는 마침 연극 리허설이 끝난 참이었다. 

 

[로지타]

음? 이번엔 캠퍼스물인가? 

 

[알카이드]

왔어? 

 

 고개를 돌리자 알카이드가 내 뒤에서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알카이드는 다른 사람과 같은 산뜻한 교복 차림이었지만, 어쩐지 약간 다른 느낌이었다. 그에게서... 멜론 향이 나는 것만 같았다. 

 

[알카이드]

설마 뛰어온 거야? 

 

급한 일이 있어서요.

 

[알카이드]

무슨 일인데? 

 

 난 줄곧 안고 있던 보냉백을 알카이드에게 건넸다. 

 

[로지타]

로지타만의 여름 특별 조공이 왔답니다. 시원한 아이스크림 슈! 녹으면 안 되니까, 빨리 먹어봐요. 

 

[알카이드]

로지타, 고마워. 하지만 나보다는 너한테 더 필요할 것 같은데? 

 

 알카이드는 뛰느라 헝클어진 내 머리를 정리해줬다. 

 

[알카이드]

너 먼저 먹어. 

 

[로지타]

앗... 알겠어요. 

 

 분명 알카이드를 위해 준비한 것이었지만, 그의 다정한 눈길에 결국 내가 먼저 보냉백을 열어 슈를 꺼냈다. 

 

[로지타]

어라? 이게 왜 벌써...

 

 보냉백에 넣기도 했고 나름 빨리 온다고 왔건만, 내가 가장 걱정하던 일이 벌어졌다. 아이스크림이 이미 반쯤 녹아 내 손에서 끈적끈적하게 흘러내린 것이다. 

 

[알카이드]

...!

 

[로지타]

다 녹아버렸네...

 

 난 녹아내린 슈를 다시 보냉백에 넣은 뒤 미안한 눈빛으로 알카이드를 바라봤다. 

 

[로지타]

미안해요, 선배...

 

[알카이드]

괜찮아. 그보다는, 네 손부터 닦자. 

 

 알카이드는 손수건을 꺼내 아이스크림이 잔뜩 묻어 끈적해진 내 손을 닦아줬다. 알카이드 손끝의 온기가 내 손으로 전해졌다. 난 물끄러미 그를 바라봤다. 

 

[알카이드]

자, 다 됐다. ...왜 그런 눈으로 봐? 

 

[로지타]

그게,,, 이 손수건, 혹시 연극 동아리 물품 아니에요? 제가 써도 되는 건가 해서...

 

[알카이드]

괜찮아, 내 거야. 그러니 네가 써도 상관없어. 그나저나 슈가 다 녹아버려서 어쩌지... 다시 사러 갈까? 

 

[로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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