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23. 20:31ㆍ에르세르 대륙(完)/전승의 장 (카이로스)
다시 만난 카이로스는 앳된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설원을 누비며 동료 마법사들과 함께 얼음 나비를 사냥 중이다. 현상금 사냥꾼이 된 카이로스는, 북부의 한 귀족으로부터 얼음 나비를 퇴치하고 경작지를 지켜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상당히 위험한 의뢰였지만,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만큼 보수는 넉넉했다. 카이로스는 그와 비슷한 또래의 마법사 두 명을 동료로 두고 있었다.
[카이로스]
이나! 드레이크! 북쪽 숲 입구에 마법진을 설치해. 나머지 세 군데는 내가 맡지.
[드레이크]
알았어, 대장!
이나라는 마법사는 대답 대신 고개를 가웃거리며 미간을 좁혔다.
[카이로스]
이나?
[이나]
가, 아무것도 아니야. 마을 의원이 별 이상 없다고 했으니 괜찮겠지! 드레이크, 어서 가자.
두 사람이 자리를 떠난 뒤, 카이로스도 이동했다. 믿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마법진을 펼쳐둔 카이로스는 친구들에게로 향했다. 북쪽 숲의 입구. 얼음 나비 한 무리가 이나의 마법에 소멸되었다.
[드레이크]
우와, 이나! 엄청난데? 갑자기 강해졌네?
드레이크는 카이로스를 발견하고 유쾌하게 소리쳤다.
[드레이크]
대장! 이나가 변한 것 같아요! 아까까지만 해도 비실비실하더니 갑자기... 으응?
[이나]
으...
[카이로스]
이나! 무슨 일이야?
[이나]
몸이 이상해... 뭔가...! 다, 다들 도망...! 아악!
[카이로스]
이나! 지건... 얼음 나비잖아! 이나가 왜...! 드레이크! 엎드려!
당황한 드레이크는 얼음 나비로 변한 이나를 피하지 못했다. 드레이크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카이로스는 재빨리 방어막을 소환해 공격을 막아냈다. 그러나 그는 쉽사리 반격하지 않았다. 어쩌면 안 한 게 아니라 못 한 걸 수도. 조금 전까지만 해도 동료였던 이들이 끔찍한 모습으로 변해버렸으니 얼마나 충격이었을까. 얼음 나비들이 일제히 몰려들어 방어막을 뚫으려 했지만, 카이로스는 여전히 공격을 망설이고 있었다.
카이로스를 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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