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편(20)
-
6화. 또 다른 나
로지타, 너랑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 줄곧 네 곁에 있던 사람에게 다른 모습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넌 어떻게 할 거야? 그 사람이 나한테 뭔가를 숨긴다면, 분명 이유가 있을 거에요. 난 그 선택을 존중해주고 싶어요. 로지타, 넌 정말 배려심이 넘치네... 하지만 보통은 속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선의의 목적으로 속인 경우는 받아들일 수 있어요. 고마워, 로지타. 내가 이렇게 말하니까 좀 이상하지? 그냥 네 대답을 들어야 안심이 될 거 같았어. 왜냐하면 나도 그렇거든. 지금의 네가 모르는 모습을 갖고 있어. 사람은 원래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나도 알카이드 선배가 모르는 면이 있다고요~? 너의 또 다른 면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어. 알카이드 선배의 모든 걸 알고 싶어요 선배에게 ..
2024.06.24 -
5화. 나를 변화시킨 너
고개를 살짝 숙인 알카이드의 입가에 쓴 웃음이 걸렸다. [알카이드]그 아이에게 전 그저 선배일 뿐이에요. 하지만 전 그 아이가 갑자기 두 번이나 종적을 감춘 일도 알고 있고, 꾸준히 지켜보고 있기까지 하죠.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면서요... 그 앤 절 무대 위의 순진하고 착한 정령으로 알지만, 제 본모습은 가면 아래에 숨겨져 있죠. 그 이야기에 브랜다가 가법게 고개를 저었다. [브랜다]알카이드, 스스로를 부정해선 안 돼. 우선 넌 특수요원이 아니야. 정보기관에서 일한 건 엄마지, 네가 아니잖니? 네가 세인트 셀터로 간 것도 임무 때문이 아니야. 너 자신만을 위한 결정을 내린 거지. 게다가 로지타 그 아이가 실종됐을 때, 넌 친구로서 그 아이를 찾아달라고 내게 부탁했지. 그래서 널 위해 어렵게 승인받아..
2024.06.24 -
4화. 전학 간 이유
알카이드는 상점가 끝까지 걸어간 뒤 잔디밭을 지났다. 연극 동아리 리허설을 끝내고 소녀와 헤어진 그는 '우주 사진관'이라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로지타] 정말 대단해요! 알카이드 선배는 부드럽고 다정한 역할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액션 연기도 멋졌어요! 의상도 잘 어울렸어요... 블랙 코트에 장우산을 든 신사라니, 만화 속 주인공이 걸어나온 줄 알았다니까요! [알카이드] 그렇게 칭찬해주니... 왠지 부끄러운데. 정말 멋졌어요! 게다가 연기도 훌륭했어요. 역할에 완전히 몰입한 걸 보니, 연극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다는 느낌이 전혀 안 들더라고요! 13일 첫 공연이 무척 기대돼요. 모두들 선배의 연기에 깜짝 놀랄 거예요! 자신의 연기에 로지타의 칭찬이 쏟아졌다. 로지타에게 알카이드는 다정하고 우아..
2024.06.24 -
3화. 발렌타인데이 공연
[로지타]알카이드 선배, 3월 14일에 시간 있어요? [알카이드]그날은 전체 공강이야. [로지타]선배는 섬세하네요, 그날을 미리 준비하다니... [알카이드]응, 화이트데이잖아. 로지타 널 위해 당연히 시간을 내야지. [로지타]그럼 기대해도 돼요? [알카이드]좋아,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할게. 참, 3월 13일은 〈킹스보이〉의 첫 공연일이야. 보러 와줄래? [로지타]알카이드 선배가 특수 요원 역할이에요? [알카이드]로지타, 나랑 특수 요원은 안 어울리는 것 같아? [로지타]아뇨, 그냥 조금 의외라서요. 알카이드 선배는 고상하고 차분한 캐릭터를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알카이드]이번에 맡은 역할은 영국 출신의 특수 요원이야. 영국 신사 특유의 고상한 느낌이 있지. [로지타]검정 슈트..
2024.06.24 -
2화. 선물 준비
공부를 좀 한 뒤, 씻고 나왔다. 방에 돌아오자 녀석이 소파로 뛰어오르더니, 앞발로 허그 베어의 타이를 건드리려 하고 있었다. 얼른 다가가 허그 베어를 품에 안은 뒤 고양이에게 사료를 부어줬다. 녀석이 마음에 든다는 듯 가르릉거리더니, 잽싸게 밥그릇으로 달려갔다. 난 곰 인형 어깨에 턱을 올려둔 채 곧 다가올 3월 14일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3월 14일은 화이트데이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표하는 날이다. 그리고 난 화이트데이에 알카이드 선배에게 뭘 줘야 할지 그동안 고민 중이었다. 그리고 마침 오늘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허그 베어까지 데려오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알카이드 선배는 자신이 연기한 장미의 정령처럼 우아하면서도 고귀하고, 또 순수하면서도 순결하다. 하지..
2024.06.24 -
1화. 꽃과 당신
알카이드 선배의 손에 이끌려 연극 동아리에 들어간 뒤로 일정이 하나 더 늘었다. 그건 바로 학교 공연장에서 그의 리허설과 연기를 보는 일이었다. [알카이드] 연극 동아리는 선배 때문에 들어간 터라, 솔직히 말해 이쪽으로는 아는 게 없어. 로지타, 리허설 보러 와줘서 고마워. 이번 리허설에 대한 전반적인 네 의견을 참고하고 싶은데... 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알카이드 선배가 공연 의상을 입고 연기하는 걸 보고 싶었다. 그 때문에 난 학교 공연장의 단골손님이 되어, 무대 뒤에서 알카이드가 의상을 입는 걸 돕거나, 대사와 연기에 대한 감상을 들려주기도 했다. 예를 들면 오늘처럼! 장미의 정령을 연기하는 알카이드 선배의 의상을 내가 직접 디자인해왔다. [로지타] 깔끔하고 심플한 화이트..
2024.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