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새 친구

2023. 12. 24. 13:15캠퍼스 편(完)

기숙사 옆방의 새 친구 채린은 '스타제' 참가자로, 낮을 가리는 귀여운 소녀였다.

 

학교에서는 아직 방을 구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정식 기숙사 바로 옆 건물에 임시 기숙사를 마련해주었다. 아담한 방엔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 생각보다 좋은 방이었다.

캐리어를 내려놓기가 무섭게, 누군가 노크해오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고 나가자, 문 앞엔 어떤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채린]

안녕, 나는 네 옆방에 사는 채린이라고 해. 옆방에 어떤 사람이 들어올까 무척 궁금했는데 인기척이 들려서 슬쩍 봤는데 네가 있어서. 이름이 뭐야?

 

[나]

아, 내 이름은 -

 

채린은 수줍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채린]

예쁜 이름이네. 참, 짐 푸는 것 좀 도와줄까? 난 어제 도착해서 방 정리가 끝났거든.

 

[나]

아, 아냐, 괜찮아. 임시 기숙사엔 내일 오후까지만 머무르기로 되어있어서.

 

채린의 얼굴에 의아함이 떠올랐다.

 

[채린]

응? 임시... 기숙사라니? 여기는 정식 기숙사인데.

 

기숙사 배치도와 캠퍼스 지도를 다시 확인해보니, 채린의 말대로 이곳은 정식 기숙사였다. 뭔가 착오가 있었나보다.

 

[나]

행정실에서 실수를 했나봐. 뭐, 어차피 내일 나갈거니깐 상관 없으려나. 아, 들어와서 차 한잔 할래? 맛있는 간식을 잔뜩 가져왔거든.

 

채린은 난처한 기색으로 더듬더듬 대답했다.

 

[채린]

아.. 사실은 '별들의 경연' 무용 부문에 출전할 예정이라 식단 조절 중이거든. 입학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던 거라... 미안해.

 

별들의 경연이라면... 재한 선배가 말한 그 행사인가?

 

[나]

아아, 무용과였구나, 괜찮아. 대회가 중요하지!

 

나는 채린을 옆방까지 데려다 줬다. 문 앞에서 채린은 잠시 머뭇거리다 조심스레 덧붙였다.

 

[채린]

하지만 차 한 잔 정도는 괜찮을 것 같아. 너랑 같이 수다도 떨고싶고.

 

[나]

나야 환영이지! 어서 들어와!

 

-

 

그날 밤, 나는 또 다시 꿈을 꾸었다. 잠에서 꺤 나는 몽롱한 채로 몸을 일으켰다. 

 

 

로샤가 빌려준 내 책이 눈에 띄었다. 책을 집어 두어 페이지를 훑어보는 동안 신기하게도 마음이 진정됐다. 로샤가 열정적인 목소리로 이 책을 추천해주던 모습을 떠올리니 절로 웃음이 터져나왔다. 최근 이 꿈을 꾸는 빈도가 잦아진 것 같다. 일상에 지장이 갈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 신경쓰이네. 뭐, 꿈은 꿈일 뿐이니깐. 오늘은 재밌는 사람들도 잔뜩 만났고 말이다. 내일을 위해서라도 푹 쉬어야 해. 그래, 다시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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