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낙원의 사냥꾼, 일촉즉발

2023. 12. 28. 00:26다음 역, 에덴/첫 에덴

혼란 속에서 누군가 도망치려 했지만 금새 잡히고 말았다. 
 
[안젤리카]
쫓아라, 그물을 벗어나는 물고기가 있어선 안 돼! 
 
-
 
[안젤리카]
멈춰.
 
자신이 데려온 용병들을 불러세운 안젤리카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안젤리카]
늑대와 양은 친구가 될 수 없어. 넌 누구지? 
 
금발 머리 용병은 무기를 든 채 날 쳐다봤다. 만족스러운 대답을 내놓지 않으면 날 가만두지 않을 기세다.
 
[나]
제 이름은... 당신은 잘 모르겠지만 레지스탕스와는 아는 사이예요. 레지스탕스 소속인 것 같은데, 맞죠? 
 
내 대답에 금발 머리 용병이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갑자기 붉은 머리의 용병이 금발 머리에게 다가가더니 귓속말을 했다. 생각났다, 집회소에 갔을 때 날 에스코트해줬던 그 붉은 머리 용병이다! 
 
[안젤리카]
으음? 보스가 불렀다고? 밸런서의 추천으로? 
 
금발 머리 용병이 날 향해 턱을 치켜들었다. 
 
[안젤리카]
너... 이쪽으로 와봐. 네가 레지스탕스에 들어온다면 전리품을 나눠주지. 마음에 드는 녀석을 골라서 벗겨내도록 해. 
 
전리품? '전리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자, 용병이 옆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사람들을 쳐다봤다.
 
[안젤리카]
난 신입 동료한테 친절한 편이야. 입단 기념 선물이니까 3분의 1 정도는 가져가도 돼. 
 
...불길한 예감이 현실로 되어 돌아왔다. 전리품이라는게 방금 생각했던 그 뜻이라니.
 
[나]
아직 입단할 생각이 없어요. 
 
금발 머리의 용병이 실눈을 뜬 채 날 쳐다봤다. 
 
[안젤리카]
네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고는 있는 거야, 신입? 네가 신입 단원이 아니라면, 그러니까 내 동료가 아니라면, 내 일을 망치러 온 침입자로군. 
 
상대는 수가 많은 데다 무기까지 들고 있으니,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도망치는 것도 쉽지 않을 거다. 
 
[나]
남의 일에 끼어들 생각도, 그렇다고 조직에 들어갈 생각도 없어요. 못 본 셈 치고 놔줄순 없나요? 
 
[안젤리카]
우리한테 도움이 안 되는 거라면, 도망칠 생각 따윈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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