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화. 하루살이

2024. 6. 27. 19:52최후의 혈통/영계의 부름

비밀의 여정- 여름 메인 스토리 [예신 편] 스토리 열람 후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 세계를 조사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예신은 이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세계를 오갔던 경험은 한 쪽의 결심에 치우치지 않는다. 그리고 감시당하지 않는 짧은 자유를 얻게 된다.

 예신이 다시 중추로 돌아가 업무를 보고할 땐 이미 그의 몸에 이식되었던 감시 장치가 분리된 후였다. 그는 담담하게 중추 의식과 연결해 최근 수집한 정보를 제출했다. 

 

단기 임무 종료

 

[예신]

확인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그는 종종 그 푸른 별과 연락을 끊었다. 그녀에게 몇 가지 조사를 진행할 거라고 약속했지만 곧바로 시작하지는 않았다. 너무 일찍 자신의 사심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제국에 충성을 다해주십시오.

 

 은백의 제독은 눈을 감고 기계적으로 대답했다. 

 

[예신]

미래와 제국에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그동안 그는 평소대로 임무를 받고 다른 세계를 탐색했다. 감시 장치를 떼어낸 뒤로 그 현자의 목소리도 사라졌다. 예신은 그것이 중추가 그를 믿어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그가 받은 임무 대상은 그와 그녀, 두 사람 모두 신경 쓰고 있던 바로 그 세계였다. 자신이 이번 임무를 받게 된 이유를 생각하던 예신은 쓸데없는 건 묻지 않고 평소처럼 침착하게 요청했다.

 

[예신]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도 괜찮겠습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쭤볼 게 있습니다. 

 

 그는 중추와 다시 연결했다. 

 

[예신]

만약... 그러니까 만약에, 중추에서 의식체를 보내 어떤 독립적인 생명체와 융합시킨 뒤, 그 존재가 중추로 돌아오면 어떻게 됩니까? 

 

 예신은 전에 그와 그녀의 집을 방문했던 그 현자가 일부 정보를 차단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일이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다는 건 아무래도 이상했다. 그는 말을 돌려 그 현자의 상황을 물었다. 

 

중추 의식체를 검색하고 있습니다. 

중추 의식은 언제든 분리할 수 있으며, 

임시로 모듈을 만들어 

적당한 시기에 회수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정보는 

추후 데이터베이스로 귀속되며, 

불필요한 정보는 초기화됩니다. 

복귀 즉시 제거됩니다.

 

역시... 예신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평소처럼 평온한 호흡을 내쉬었다. 물망초의 추억이든 한순간의 동정이든, 전부 불필요한 정보일 뿐이었다. 

 

[예신]

질문은 여기까지입니다. 


 예신은 그녀에게서 멀어져야 한다는 걸 잘 알고있었다. 전에 그는 임무 중에도 틈을 내서 그녀를 찾아갔다. 하지만 이 정보를 접한 이상, 하면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걸 더욱 확실히 알게 되었다.

 무언가 앞으로 밀려가더니, 마치 홍수라도 지나간 것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작은 변수가 일시적으로 나타나면 결국에는 같은 결과로 모이게 된다. 예신은 어떻게 스스로를 지켜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대놓고 반항하는 건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다. 충분히 준비하고, 은밀한 방식으로 조사를 끝내야 한다. 그는 미래 계획을 매우 확실하게 세웠다. 


...


 떠나기 전에 예신은 가만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탄식과도 같은 목소리였다. 소녀에게 조금 전 이 일을 알게 하고 싶진 않다. 소녀는 고양이가 아픈 걸로도 같이 아파하는 사람이니까. 그걸 떠올릴 때마다 예신은 예전에는 익숙했던 일이 이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그녀에 대한 생각에 아쉬움이 느껴졌다. 하루살이가 수면 위로 날갯짓하는 건, 자신이 이 짧은 생동안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할 수 없는지 알기 때문이다.

 

 하루살이가 하늘을 동경하게 되면, 고작 하루의 생명으로 영원을 갈구하게 될 것이다. 

'최후의 혈통 > 영계의 부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롤로그 2화. 여정  (0) 2024.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