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판다
[로지타]
선배…
[알카이드]
음… …사실, 꽤 귀여운데?
나는 손에 든 자수를 보고, 책상 위에 있는 내 도안과 비교했다.
솔직히 말하면,차이가 꽤 컸다. 이것은 숙련된 미술인이라도 금세 자수 장인으로 변신할 수 없음을 의미했다.
[로지타]
……이런 작품을 보고도 귀엽다고 칭찬하시는 걸 보니, 알카이드 선배가 언젠간 절 버릇없게 만드실 것 같아요.
알카이드는 놀이공원에서 산 탄산음료 한 병을 내밀었다. 나는 탄산음료를 받아 들고, 수놓다 만 실크 천을 알카이드에게 건넸다.
[알카이드]
네가 쉬는 동안 내가 이어서 할게.
알카이드는 익숙하게 받아 들고, 나를 대신해 완성해줄 생각인 듯했다.
[알카이드]
연극 동아리에서 가끔 의상을 관리하다 보니 바느질을 좀 배웠거든……
그는 여기까지 말하고는 갑자기 멈추고, 내가 남긴 자수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로지타]
제가 밑작업을 너무 못했나요?
[알카이드]
……
이번 자수 체험은 우리 둘 다에게 어려운 도전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도 어쩌면 우리만의 공감대일지도 모르겠다.
-
두 시간 뒤, 나와 알카이드는 마침내 그럴싸한 자수를 완성했다. 서툰 바늘땀 덕에 판다가 더욱 우스꽝스러워 보였지만, 덕분에 한층 더 성취감이 느껴졌다.
[직원]
두 분의 작품이 지금까지 완성도 최고예요. 소재도 꽤 도전적인데 말이죠.
이 정도 수준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칭찬받은 걸 보니, 우리처럼 고생한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직원]
주최 측에서 더 많은 분들이 수예의 매력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 이걸 선물로 드립니다~
직원은 귀여운 판다 인형을 내밀었다. 통통한 몸에 대나무를 안고 열심히 먹고 있는 모습이었다.
[로지타]
이 판다 인형 정말 귀여워요! 이런 걸 누가 거절할 수 있겠어요?
나는 인형을 품에 안았다. 보드라운 털이 손가락 사이로 파고들며 가득 찬 촉감을 전해주었다.
[알카이드]
문득 네가 예전에 추첨으로 받은 곰 인형을 떠올렸어. 그때도 지금처럼 '이걸 누가 거절할 수 있겠어?'라는 표정을 짓더라.
[로지타]
음…… 제가 금방 싫증낼까 봐 걱정되세요?
[알카이드]
아니, 난 네가 모두를 사랑할 거라고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