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스토리-2021/목표 전쟁 도시

알카이드 편 6화. 후일담

ろ_ 2024. 5. 16. 23:09

[로지타]

다 그렸다... 선배, 어때요? 

 완성된 캔버스를 알카이드에게 건네자 그가 허리를 숙이고 자세히 들여다보고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카이드]

응, 아주 좋아. 

 키라도 다가와 내 작품을 자세히 보더니 '냥' 소리를 내며 작게 울었다. 

 사건이 끝난 뒤 맞이하는 첫 번째 주말이었다. 

-

일주일 전

 알카이드가 게임을 끄고 오겠다고 했지만, 그를 기다리는 동안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감은 억누를 수가 없었다. 결국 참지 못하고 그를 찾으러 가기 위해 문을 연 순간, 벨을 누르려던 그와 마주쳤다. 

 

[알카이드]

로지타? 무슨 일...

 그가 하던 말을 멈추고 고개를 숙여 진지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그의 눈동자에는 긴장한 채 크게 당황한 내가 들어 있었다. 

 

[알카이드]

미안해, 나 때문에 걱정했지? 

 그는 여전히 문고리를 잡고 있는 내 손을 잡아끌어 자신의 손으로 감쌌다. 차가운 내 손끝과 달리 그의 체온은 늘 그렇듯 안정감이 느껴질 정도로 따듯했다. 

 

[알카이드]

괜찮아. 난 여기 있어. 

 알카이드는 전에 있었던 일을 내게 들려줬다. 베타 테스트 기간 동안, 그는 게임 회사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생활형 직업을 택한 플레이어지만 비전투 스킬을 조합해서 높은 클리어율을 보인 그를 보며, 운영자는 게임의 다른 가능성을 보게 된 것이다. 그런 이유로 게임 회사는 그에게 특별 권한을 줬고, 게임 테스트와 설계에 함께 해주 길 바랐다. 

 

[알카이드]

예신 교수님에 관한 일은 회사에 물어봤지만, 조사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네. 그래서 일단은 너랑 같이 게임에서 찾아보면서...

 그 순간 음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알카이드의 휴대폰 벨 소리 였다. 게임 회사의 이름이 찍혀 있었다. 발신자 이름을 확인한 알카이드는 휴대폰을 내게 건넸다. 

[운영자]

알카이드 씨죠? 여자친구분이 알고 싶어 하신다는 부분 말입니다...

 

[로지타]

콜록, 콜록! 

 사레가 들렸다. 알카이드가 내게 다가와 등을 두드리며 괜찮나는 뜻이 담긴 다정한 눈길을 보냈다. 

 

[운영자]

죄송합니다. 제가 전화를 잘못 걸었나 보군요. 

 

[로지타]

아, 아니에요. 저 맞아요, 로지타. 그... 여자진구요. 

 알카이드의 손이 움찔했다. 빨갛게 달아오른 그의 귀가 선명했다. 

-

 그날 밤 상상도 못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은백색 목걸이는 제작팀에서 준비한 이스터에그, 그리고 어떤 의미에선 존경을 담은 선물이었다. 운영자가 〈시공 속에서〉를 봤을 줄이야... 알카이드 덕분에 제안을 받은 나는 알카이드의 프로젝트에 함께할 수 있게 됐다. 

 

[알카이드]

로지타, 굳이 저 제안을 받아줄 필요는 없어. 예신 교수님도 출장을 끝내고 오셨고, 이젠 너도 학업에 집중해야 하잖아. 

 

[로지타]

하지만 선배의 의도를 가장 잘 파악하고 그려낼 수 있는 건 나잖아요. 

 알카이드가 웃으며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로지타]

앞으로 잘 부탁해요, 알카이드 씨. 

 

[알카이드]

잘 부탁해... 내 여자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