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이드 편 4화. 나이팅 게일의 조찬
알카이드가 빨간 장미를 나에게 건넸다. 강렬한 색의 장미는 조금도 시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장미를 건네받자, 정원 안의 이상 파동도 많이 가라앉는 듯했다. 나이팅게일이 더 이상 공격하지 않자, 알카이드는 새들을 지휘해 날이 훤히 밝기 전에 풍성한 아침 연회를 차리도록 했다.
[알카이드]
마녀 아가씨, 나와 함께 아침식사 하지 않을래요?
[로지타]
좋아요.
나는 탁자 앞에 앉아 알카이드와 함께 성대한 연회를 즐겼다. 알카이드는 어쩐지 별로 먹지 않았다. 탁자 위에 놓인 음식, 그중에서도 알카이드가 말한 라임 장미 무스는 거의 내 뱃속으로 들어갔다.
알카이드는 이따금 꽃차를 한 모금씩 마시며, 이별의 분위기가 우리 사이에 피어오를 때까지 미소 편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꽃차를 다 마신 나는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깨끗한 하안 자기 바닥에 나뭇가지 사이로 새어 나은 따뜻한 아침 햇살이 담겼다.
이제 알카이드와 이별해야 한다.
[로지타]
이 세계에 일어나는 이상 파동을 잠재워 볼게요. 그러면 이 정원과 당신의 나이팅게일도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거예요.
[알카이드]
당신을 믿어요,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거예요.
알카이드는 다른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의 맑은 눈에는 나에 대한 믿음으로 가득했다. 나는 바쵸를 데리고 정원을 떠날 준비를 했다.
[알카이드]
로지타.
알카이드가 나를 불러 세웠다. 아침 햇살과 꽃잎 사이로 나이팅게일이 그의 손에 들린 빵 조각을 가법게 쪼았고, 장미 향기가 그의 주변으로 퍼졌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옅은 근심이 깔려 있었다.
[알카이드]
당신의 질문에 아직 대답해주지 않았죠?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냐는 질문, 그는 아직 내게 답해주지 않았다.
[로지타]
나도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당신의 확실한 대답을 듣고 싶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다음에 만나면, 그때 다시 얘기해요.
알카이드가 웃었다. 장미는 산들바람에 가법 게 흔들리고, 작은 도마뱀은 꽃밭에서 고개를 들었다. 나이팅게일도 작게 속삭였다. 나도 그에게 웃어 보이며 작별 인사를 건네는데, 바쵸가 내 소매를 잡아당겼다. 내가 고개를 숙이자, 녀석은 작은 소리로 내게 말했다.
[바쵸]
저 사람 널 좋아하는 거 같지 않아?